윤 지지자 집단 난동…경찰, 연행 87명 전원 구속수사 방침
헌재로 이동해 시위 중 월담·진입 시도도…3명 현행범 체포
헌재로 이동해 시위 중 월담·진입 시도도…3명 현행범 체포
아수라장 19일 서부지법에 침입해 유리문을 부수는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 다른 지지자들이 출입구 셔터를 올리며 난입하고 있다. 서부지법 후문 안내 현판이 파손된 채 방치돼 있다(위쪽 사진부터 시계 방향). 유튜브 ‘락TV’ 캡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19일 새벽 서울서부지법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청사에 난입해 건물 내외벽을 부수고 출입문과 집기류를 산산조각 냈다.
이날 오전 2시50분쯤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을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윤 대통령 지지자 100여명은 “영장 기각”을 외치며 법원 담장을 넘었다. 오전 3시20분쯤 일부는 법원 후문으로 향해 경찰과 대치했다. 이들은 법원 외벽 타일을 깨며 밀고 들어가기 시작했다. 경찰 방패를 빼앗아 법원 유리문을 깨고 경찰을 향해 소화기를 뿌렸다. 전산 서버에 물을 뿌리기도 했다.
청사 안까지 난입한 일부 지지자는 창문에 소화기를 던지는 등 난동을 이어갔다. 이들은 정문 셔터를 들어 올렸고, 스크럼을 짜고 방어하던 경찰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건물 내부를 오르내리며 영장을 발부한 판사를 찾기도 했다. “차은경(영장 발부 판사) 어디 있어”라고 외치고 욕설을 하면서 건물 내부를 수색했다.
한 극우 성향 유튜버는 법원 내부에 난입해 생방송을 진행하다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경찰은 오전 3시32분쯤 진압을 시작해 지지자들과 법원 정문 앞에서 대치했다. 4시쯤까지 법원 후문으로 밀어내는 데 성공했으나 일부 지지자들이 다시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이 밀려났다. 저항하던 시위대와 한참을 대치하던 경찰은 이날 오전 6시가 가까울 즈음 이들을 모두 끌어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서부지법 앞 집단 불법행위로 총 87명을 연행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서부지법에 난입한 시위대 전원을 구속수사할 방침이라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형사기동대 1개 팀을 전담팀으로 지정해 채증한 자료를 분석하는 등 추가 불법행위자를 조사할 예정이다.
난입·폭력 사태가 끝난 뒤 서부지법은 ‘폐허’로 변했다. 건물 내외부 벽면은 수마를 맞은 듯 갈기갈기 찢겼고, 집기류들은 상당수가 파손됐다. 법원 인근 길거리 바닥에는 시위대가 버리고 간 담배꽁초와 컵라면 쓰레기, 손팻말 조각들과 쓰고 난 핫팩 등이 나뒹굴어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이날 오후 경찰은 경비는 강화했다. 정문 앞은 방패를 든 경찰 수십명이 열을 맞춰 서 지키고, 기동대 차량과 미니버스 수십대가 서부지법·서부지검 청사를 둘러쌌다. 청사 내부에도 차벽이 설치되면서 이중·삼중의 차단벽이 세워졌다. 경찰은 현장 보존과 증거 수집을 위해 청사 진입은 물론 법원 정문 앞 도보 통행까지 완전 통제했다.
법원 옆 공원에는 이날도 윤 대통령 지지자 40여명이 모여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오후 들어 태극기를 든 지지자들과 합류, 헌법재판소 쪽으로 이동해 시위를 계속했다. 경찰이 헌재 일대를 전면 통제했지만 헌재 앞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연출됐다. 경찰은 담을 넘어 헌재에 진입하려고 시도한 인물 등 3명을 헌재 앞에서 현행범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