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보조금 전제 대규모 미국 투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첫 정상회담을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에 따른 보조금 규모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반도체법은 미국에 공장을 설립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1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기존 보조금 책정 관련 요구 사항을 재검토하고 일부 거래에 대한 재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재협상이 이뤄질 경우 기존 합의는 파기된다.
업계에 따르면 백악관이 반도체법 보조금 지급 관련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지급 조건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노조 가입 노동자 고용, 공장 노동자들에 대한 저렴한 자녀 보육 서비스 제공 등을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내세웠다.
업계 소식통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은 뒤 중국 등 다른 국가진출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의 보조금 재협상이 실제 추진될 경우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370억 달러(약 53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 건설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투자에 대한 대가로 받기로 한 보조금 규모는 각각 47억4500만 달러, 4억5800만 달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