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 관련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된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왼쪽)과 같은 혐의를 받는 이광우 경호본부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로 조사를 받기위해 들어서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방해한 혐의로 대통령경호처 '강경파 2인방'이 18일 경찰에 소환됐다.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출석 직후 체포됐다.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각각 이날 오전 9시 30분, 9시 45분쯤 서울 서대문 국가수사본부에 출석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주도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고 있다.

김 차장은 전날 국수본에 출석해 체포 상태로 조사를 받았고, 조사가 끝난 뒤에는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으로 이송됐다. 이날 2차 소환된 김 차장은 '혐의를 부인하냐'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에 들어섰다. 김 차장 측 배의철 변호사는 취재진에 "경호처는 원칙적 대응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광우 본부장은 출석 직전 취재진에게 "수사기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경호처는 경호구역에서 정당한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시를 따르지 않은 간부들을 직무 배제했느냐', '강경론 주도하며 경호처가 사병화됐다는 지적에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의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이 본부장은 조사실에 들어선 직후 오전 10시쯤 체포됐다. 앞서 이 본부장은 세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앞서 윤 대통령은 체포를 피하기 위해 김건희·김용현 라인으로 불리는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을 중심으로 내부 단속을 강화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경호처는 강경파와 온건파로 갈라서며 내홍을 앓았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호처 직원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메시지에는 "경호처 직원들에게 윤석열씨가 본인의 체포를 막기 위해 무기를 사용하라고 지시한 상황에 대해서 당신을 경호하고 있는 경호처 직원들에게 믿을 수 없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 의원은 "김 차장이 경호처 내 대테러 팀에 '완전군장을 착용하고 화기는 가방에 넣고 실탄까지 챙겨라, 다만 삽탄은 하지 마라, 이렇게 해서 매스컴에 노출되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결국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되며 관저를 떠났지만, 경호처의 내홍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강경파 구성원이 여타 직원을 비난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국일보

조소진 기자 ([email protected]) 김혜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