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언론사 단전·단수 내용이 담긴 ‘비상계엄 지시 문건’을 보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가 3일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윤 대통령의 공소장을 확인한 결과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전후 이 전 장관에게 주요 언론사 단전·단수를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 전 장관에게 비상계엄 당일 자정께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문화방송, 제이티비시, 여론조사 꽃을 봉쇄하고 소방청을 통해 단전·단수를 하라는 내용이 적힌 문건을 보여준 것으로도 드러났다. 앞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당시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조태열 외교부 장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에게 비상계엄 지시 문건을 전달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지만 이 전 장관에게도 같은 형태의 문건이 전달된 것은 이번에 처음 확인됐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이 전 장관이 비상계엄 당일 밤 11시34분께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전화해 경찰의 조치 상황 등을 확인한 다음 3분 뒤인 밤 11시37분께 허석근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자정께 한겨레신문 등에 경찰이 투입될 것인데 경찰청에서 단전·단수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해 줘라’라고 지시했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담았다. 허 청장은 이같은 지시를 이영팔 소방청 차장에게 전달하고 이 차장은 황기석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포고령과 관련하여 경찰청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잘 협력해 달라’라는 취지의 요청을 여러차례 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 청장은 비상계엄 당일 밤 11시50분께 황 본부장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청으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재차 확인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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