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번화가에 '항공 앰뷸런스' 추락
"탑승 아동, 4개월간 미국서 원정 치료받아"
항공기 탑승 6명·지상 1명 사망, 19명 부상
"트럼프 정부, NTSB 직원 400명 사임 압박"
"탑승 아동, 4개월간 미국서 원정 치료받아"
항공기 탑승 6명·지상 1명 사망, 19명 부상
"트럼프 정부, NTSB 직원 400명 사임 압박"
지난달 3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내 항공기 추락 현장에 응급 구조대원들이 도착해 있다. 필라델피아=AP 연합뉴스
미국에서 67명의 목숨을 앗아간 '군용 헬기·여객기 충돌' 참사 발생 이틀 만에 또다시 항공기 추락 사고가 일어나 총 7명이 숨졌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소아 환자를 수송하던 '항공 앰뷸런스'가 돌연 미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 번화가로 추락한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2주도 안 된 시점에, 2009년 이후 16년간 없었던 '미국 내 항공기 추락 사망자 발생'이 연거푸 일어난 셈이다.
"500m 상공서 땅으로 곤두박질"
1일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30분쯤 필라델피아 시가지에 환자 수송용 항공기가 갑자기 추락했다. 이 항공기에는 4개월간 미국에서 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멕시코 국적의 소아 환자와 엄마, 의료진, 조종사 등 멕시코인 6명이 탑승해 있었는데 모두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상에 있던 한 명도 사망했고, 최소 19명이 다쳤다.
해당 항공기는 미국과 멕시코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제트레스큐사(社) 소속으로 확인됐다. 추락 시점은 이 항공기가 이륙한 지 1분도 지나지 않았을 때였고, 추락 지점도 공항으로부터 5㎞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CNN은 "항공기가 약 500m 상공에서 시속 200㎞ 속도로 땅을 향해 곤두박질쳤다"고 전했다.
미국 사회는 지난달 29일 워싱턴에서 발생한 헬기·여객기 충돌에 이어 또 항공기 추락 사고가 발생하자 비탄에 빠졌다. 특히 이번 사고로 숨진 소아 환자는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주(州) 엔세나다 출신으로, 필라델피아의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에서 치료를 잘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멜 바우어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대변인은 "환자가 멕시코에서는 쉽게 치료할 수 없는 질환으로 4개월간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1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발생한 항공기 추락 사고의 사고기 잔해를 조사관들이 살펴보고 있다. 필라델피아=로이터 연합뉴스
"하늘에 큰 불덩어리" "미사일 공격인 줄"
게다가 항공기가 시가지에 추락한 탓에 피해도 컸다. AP통신에 따르면 '지상 사망자'는 사고 당시 차량에 탑승해 있던 남성으로, 부서진 비행기 파편에 맞아 치명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덤 티엘 필라델피아시 도시 관리 책임자는 "(항공기 잔해가 떨어진) 피해 지역이 도시 4~6개 블록에 걸쳐 있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피해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일단 '불이 붙은 항공기가 큰 굉음을 내며 추락했다'는 게 목격자들의 공통된 증언이다. 사고 장소 인근에서 일하는 마이키 리틀존은 지역 방송 WPVI에 "하늘에 커다란 불덩어리가 보였다"며 "큰 폭발음이 들리면서 건물 전체를 뒤흔들었다"고 이야기했다. "미사일 공격을 받은 줄 알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NTSB, 직원 이탈 막으려 '안간힘'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직원 400명을 상대로 사임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CNN은 이날 "잇따르는 항공 사고 관련 조사를 담당하는 NTSB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NTSB가 트럼프 행정부의 인력 감축 시도에 버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미국 연방정부는 연방 공무원들에게 "2월 6일까지 사직할 경우 9월까지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제안했는데, NTSB 직원들에게도 동일한 내용의 이메일이 전달됐다고 한다. 제니퍼 호멘디 NTSB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직원들에게 "(2001년) 9·11 테러 이후 가장 사망자가 많은 (미국 내) 항공 사고 조사에 인력이 필요하다. 연방정부의 사직 제안은 NTSB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내 사직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