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량 프로틴 음료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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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유독 헬스장이 사람들로 붐빈다. 운동하는 이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는 단백질 섭취다. 하지만 적정량의 단백질을 매일 꼬박꼬박 챙겨 먹기란 쉽지 않다. 식품업계는 한 번에 30~40g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고함량 단백질 음료를 출시하며 다이어터들을 공략하고 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고함량 단백질 음료 시장이 새롭게 형성된 가운데 주요 제품을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했다.
점점 커지는 단백질 음료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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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음료 매출 비중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건강 관련 음료 카테고리가 커피를 제치고 선두에 올라섰다. 단백질 음료 매출이 성장을 주도했다. CU에서 단백질 음료의 연간 매출 신장률(지난해 12월 12일 기준)은 2021년 124.5%, 2022년 136.7%, 2023년 156.6%, 지난해 58.0%로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시장 확장을 위해 고함량 단백질 음료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오리온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단백질 40g이 든 ‘닥터유 프로 단백질 40g’을 출시했다. 일동후디스도 단백질이 31g 함유된 ‘하이뮨 액티브 다크초코’를 내놨다. CU도 자체브랜드(PB)상품으로 ‘액션가면 프로틴액트 30g’을 출시했다. 보통 초코 또는 바닐라 맛을 출시하는 것과 다르게 남양유업은 레몬·복숭아 맛의 단백질 25g이 들어간 ‘테이크핏 프로 25g’, 대상은 처음으로 단백질 브랜드를 론칭하고 ‘뉴케어 올프로틴 25g’을 출시했다.
지금까지 출시된 단백질 음료는 대부분 프로틴 함량이 20g이었다. 단백질 하루 섭취 권장량은 ‘체중×0.8~1.2g’인데,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체중×1.5g’이 권장된다. 전문가들은 근육을 늘리려는 이들도 통상 한 끼 당 단백질 20g 정도 섭취가 최소한 필요하다고 보지만, 고함량을 원하는 이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국민컨슈머리포트 평가단이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구 ‘에이치짐 회기점’ 센터에서 고함량 단백질 음료를 평가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박찬혁 트레이너, 양희지 팀장, 서동오 대표, 김예진 트레이너, 김준 트레이너. 김지훈 기자
국민컨슈머리포트는 전문 헬스트레이너들과 함께 위에 언급된 단백질 함량 25g 이상인 제품 5개를 평가했다. 평가는 지난 15일 서울 동대문구 ‘에이치짐 회기점’에서 진행했다. 에이치짐 회기점은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 등을 보유한 트레이너들이 강사로 상주하고 있다. 서동오 대표, 양희지 팀장, 김준 김예진 박찬혁 트레이너가 평가에 나섰다.
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내돈내산’과 ‘블라인드 테스트’를 10년 게 고수해 왔다. 이번 평가에서도 ①~⑤로 표시된 종이컵에 제품을 제공해 평가하도록 했다. 우선 음료의 색감, 맛, 향미, 목넘김, 뒷맛에 대한 1차 평가를 진행했다. 이후 원재료와 영양성분, 가격을 공개한 뒤 최종평가 점수를 내도록 했다.
맛도 중요하지만, 원재료가 우선
1위는 오리온 ‘닥터유 프로 단백질 40g’이(3.8점)이 차지했다. 원재료 구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서동오 대표는 “단백질 종류만 5가지”라며 “분리유단백, 원유, 분리대두단백, 탈지분유, 전지분유로 구성돼 있는데 단백질은 추출 방식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데 모두 좋은 단백질”이라고 호평했다. 양희지 팀장은 이 제품과 ‘액션가면 프로틴액트 30g’에 대해 “두 제품 모두 분리유단백을 썼다. 사람들에게 소화와 흡수가 더 편할 수 있다”며 “영양성분 측면에서 더 균형감이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다만 맛 평가에서는 아쉽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 대표는 “초코맛 보다는 뭔가 거부감이 드는 맛이었다”고 했다.
공동 2위는 일동후디스의 ‘하이뮨 액티브 다크초코 31g’, CU PB 상품 ‘액션가면 프로틴액트 초코 30g’(이상 3.6점)이었다. 두 제품 모두 맛과 영양성분 측면에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준 트레이너는 “운동하면서 많은 단백질 보충제를 먹어봤는데 무난한 맛을 유지하면서 균형감 있는 영양성분을 가진 제품이 많지 않다”며 “이 제품은 균형감이 좋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하이뮨이 산양혼합전지분유를 사용한 점에 주목했다. 서 대표는 “산양유가 단백질 중에서는 제일 좋은 상위 등급”이라며 “이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CU PB 상품에 대해 김준 트레이너는 “단백질 음료를 먹다 보면 물에 타서 먹는 다소 밋밋한 초코맛이 날 때가 있는데 이 제품은 우유에 타서 먹는 진한 맛이 난다”고 말했다. 두 제품 모두 농축유단백분말이 들어간 것에 대해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4위는 남양유업 ‘테이크핏 프로 레몬 25g’(2.4점)이었다. 테이크핏 프로는 투명한 제형의 레몬차를 연상시켰다. 목넘김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예진 트레이너는 “개인 취향으로는 마실 때 참 가벼워서 좋았는데 뒷맛이 약간 아쉬웠다”면서도 “영양성분 면에서 굉장히 뛰어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친 근육의 회복을 위해 필요한 성분들이 많이 들어 가 있다. 다이어트하는 여성분들에게 좋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박찬혁 트레이너는 “레몬 물처럼 잘 넘어가서 목넘김이 가장 좋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피쉬콜라겐 등 단백질의 질이 아쉽다는 평도 있었다.
5위는 대상 ‘뉴케어 올프로틴 초코 25g’(1.4점)였다. 평가단 사이에서는 맛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다. 곡물 맛이 나서 낯설다는 평가가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다. “초코맛 단백질 음료에서는 조금 낯선 곡물 맛이 났다”(김예진 트레이너), “초콜릿 맛이라기보다는 조금 고소한 맛이었다”(박찬혁 트레이너)는 평가가 나왔다. 양 팀장은 “여러 비타민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며 “사람들이 요즘 멀티비타민도 잘 안 챙겨 먹는 경우가 있는데 단백질도 챙기고 비타민도 챙길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