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선반영… 올해 긍정적 전망
한국 증시가 올해 들어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긍정적인 전망이 번지고 있다. 지난해 최악의 성적을 냈지만 주가를 짓누른 악재가 이미 반영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가오는 주요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결과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기준 연초 이후 코스닥은 6.79%, 코스피는 5.33% 상승해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증시 지수 40개 가운데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코스피 주식 20조원을 넘게 순매도한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8271억원 순매수 중이다.
악재는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미 대선 승리 이후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코스피와 코스닥은 하락했는데, 이때 ‘트럼프 2기’에 대한 우려는 이미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17일 기준 0.88배로 역사적 저점 수준인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더 내려가지 않는 것도 선반영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 절대 규모가 확연히 감소하고 있다”며 “현재 코스피 PBR은 2008년 금융위기 수준과 비슷해 매도 실익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실적과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 중심으로 선별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외국인은 올해 높은 수출 비중과 강달러 수혜가 예상되는 SK하이닉스(1조5652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531억원) 한화오션(1468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매수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인 20일에 ‘충격과 공포(shock and awe)’를 불러일으키는 100건 이상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경과 이민자, 석유 시추, 성 정책, 백신 등 미국 내 정책 위주로 주요 내용이 유출됐다”며 “오히려 관세는 점진적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해 선반영된 불안 심리가 오히려 취임 이후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주 발표될 주요 기업 실적은 투자 심리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는 22일 기아와 LG디스플레이, 23일 SK하이닉스와 현대차 등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기아와 현대차는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나 LG디스플레이는 흑자 전환, SK하이닉스는 사상 첫 분기 영업이익 8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