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영장에 ‘국회 봉쇄 혐의’ 등 적시
체포 불응, 진술·조사 거부도 강조
尹 “계엄은 고유 권한” 되풀이할 듯
체포 불응, 진술·조사 거부도 강조
尹 “계엄은 고유 권한” 되풀이할 듯
17일 공수처 수사관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으로 자료를 가지고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현직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구속영장 청구가 이뤄지면서 이제는 18일 열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가 초미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공수처는 영장심사에서 범죄의 중대성과 재범 위험성, 증거인멸 우려 등을 집중 부각하는 방식으로 재판부에 구속 필요성을 강조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150여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제출했다. 영장심사에는 공수처 검사 6~7명을 투입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18일 열리는 영장심사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체포영장보다 구속영장의 발부 요건이 더 까다로운 만큼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검찰 특별수사본부로부터 공유된 핵심 피의자 신문조서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우선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할 방침이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구속영장에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통해 국회를 봉쇄하고,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직원의 체포·구금 등을 시도한 혐의를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구속기소된 군·경 관계자들의 증언과 물적 증거도 다수 확보된 만큼 윤 대통령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켜 혐의가 성립하고, 사안이 중대하다는 구속 사유를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윤 대통령의 불응과 체포 이후 조사 태도를 근거로 증거인멸 우려 등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수처의 1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윤 대통령은 경호처와 군 병력 등을 이용해 집행에 불응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체포 후 공수처 조사에서 질문에 답하지 않았고, 16일과 17일 조사에도 불응했다. 한 특수통 간부급 검사는 17일 “체포영장 불응과 비협조적인 조사 태도 등 구속사유를 윤 대통령 스스로 쌓았다”고 말했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계엄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국회봉쇄나 주요 인사 체포 등 혐의에 대해서도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 의결에 응했고, 사상자가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혐의를 전면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대통령은 도주할 이유도 없고, 증거를 인멸할 우려도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대한 수사권이 없으므로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불법이라는 주장과 체포영장을 발부한 서부지법은 영장 심사 권한이 없다는 입장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 권한 논란과 전속관할권 문제가 해소됐다고 보고 서울서부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공수처법 제31조에 따라 범죄지 등을 고려해 서부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윤 대통령이 청구한) 이의신청과 체포적부심이 기각돼 수사권과 관할 문제가 해소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공수처법 31조는 공수처가 공소를 제기할 경우 기본적으로 서울중앙지법 관할이지만, 피고인의 특별한 사정 등을 고려해 관할 법원에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