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헌혈자의 날’이었던 지난 2022년 6월14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주차장 앞 한마음혈액원의 헌혈버스에서 한 시민이 헌혈에 참여하고 있다. 최현규 기자
한파로 헌혈자가 줄어든 상황에서 독감까지 유행하며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에 따르면 전날 기준 부산지역 혈액 보유량은 AB형이 2.8일로 가장 적으며, O형 4.1일, A형 4.6일이다. 다만 B형은 8일이라 상대적으로 넉넉한 편이다. 지난 1일 기준 8.3일을 웃돌던 혈액 보유량이 B형을 제외하면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통상 겨울철이면 헌혈의집에 방문하는 헌혈자가 줄어드는 데다가 방학으로 단체 헌혈이 감소하기는 했지만 올해는 독감까지 크게 유행하면서 혈액 수급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헌혈은 미리 혈액검사로 개인 건강을 확인해야 참여할 수 있을 만큼 헌혈자의 건강 상태가 중요한데, 독감 환자가 늘면서 헌혈할 수 있는 사람 자체가 급격하게 줄어든 것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기준 전국적으로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증상 환자는 99.8명이다.
현재 혈액원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독감 확진을 받지 않더라도 유사 증상을 보일 경우 헌혈을 금지하고 있다. 또 독감 감염자의 경우 완치하고 한 달이 지나야 헌혈할 수 있다.
부산혈액원 관계자는 “독감이 유행하면서 최근 2주 동안 혈액 보유량이 예년보다 훨씬 빠른 수준으로 감소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긴 설 연휴가 다가옴에 따라 혈액이 부족한 상황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혈액원은 이대로라면 설 연휴 직후 혈액 보유량이 사흘 치 미만인 주의 단계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