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 부과... 아이폰 직격탄
무관세 삼성 ‘갤럭시S25’ 당장은 수혜
베트남·인도 등 삼성 스마트폰 생산국도 관세 부과 예정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이폰=관세 면제, 삼성 스마트폰 생산국=관세 부과’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관세가 적용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단기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 물량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모든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내걸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어부지리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자국 우선주의를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애플의 손을 들어줘 중국산 아이폰의 관세를 면제하고, 삼성 스마트폰에만 관세가 부과할 경우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관세 정책, 단기적으로는 삼성에 수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4일(현지시각)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지난 2일 서명했다. 이달 7일 ‘갤럭시S25′ 미국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 입장에선 이번 조치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 물량 85% 이상이 중국에서 제조되고 있기에, 이번 관세 조치로 아이폰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아이폰 가격이 오를 경우, 전작(갤럭시S24) 대비 가격을 동결한 갤럭시S25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에 유리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국가에 10% 이상의 보편 관세 적용을 선거 공약으로 주장해왔던 만큼, 조만간 다른 국가로도 추가 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절반 가량은 베트남에서 생산되고, 나머지는 인도, 브라질, 한국 등에서 만들어진다. 여기서 생산된 제품들은 현재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다.
김경원 세종대 경영학과 석좌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삼성의 스마트폰 생산국으로도 관세 부과를 확대하는 건 시간 문제다. 한국 정부가 나서지 못한다면 삼성이라도 나서 트럼프 행정부와 접촉을 해야 한다”며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뭔가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을 올려줄 만한 로비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삼성 스마트폰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는다 해도 가격을 낮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대신 퀄컴 AP를 갤럭시S25 전 모델에 탑재하는 등 부품단가 상승이 있었지만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향후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제품 가격을 낮출 여력은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무리해서 가격을 낮추게 되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가만히 있으면 판매 실적이 저조해지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손에 달린 삼성 운명… 아이폰만 관세 면제되면 악재
삼성전자에 더 큰 악재는 중국에서 생산한 아이폰에 대한 관세 면제 조치다. 지난 12월 미국 투자사 딥워터에셋매니지먼트는 “애플과 테슬라는 트럼프발 중국 수입 관세에서 면제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가 BYD에 지거나 애플이 삼성에 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과거 트럼프는 중국산 아이폰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준 전례가 있다. 2019년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미국 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중국산 아이폰에 대한 관세 면제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애플의 가격 동결 정책까지 더해지면 미국 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2022년 아이폰14부터 2024년 아이폰16까지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아이폰17도 가격을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애플의 가격 동결은 삼성이 그동안 제품 가격을 동결하거나 일부 모델 가격만 소폭 올리는데 영향을 미쳤다. 삼성의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NW(네트워크) 사업부의 작년 4분기 매출은 11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2.2% 감소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 스마트폰 전체 매출의 약 15%가 북미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 미국 스마트폰 시장(판매액 기준)에서 23%의 점유율로 애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53%의 점유율로 1위다.
김흥종 고려대 특임교수는 “트럼프가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했고, 앞으로 60%까지 올릴 수 있다고 예고했지만 애플의 관세는 면제하거나 10% 이하로 고정시킬 것으로 본다. 미국 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 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다”며 “트럼프 손에 삼성 갤럭시폰과 애플 아이폰의 운명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무관세 삼성 ‘갤럭시S25’ 당장은 수혜
베트남·인도 등 삼성 스마트폰 생산국도 관세 부과 예정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이폰=관세 면제, 삼성 스마트폰 생산국=관세 부과’
일러스트=정서희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관세가 적용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단기적으로 미국 시장에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 물량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모든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내걸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어부지리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자국 우선주의를 중시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애플의 손을 들어줘 중국산 아이폰의 관세를 면제하고, 삼성 스마트폰에만 관세가 부과할 경우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관세 정책, 단기적으로는 삼성에 수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4일(현지시각)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지난 2일 서명했다. 이달 7일 ‘갤럭시S25′ 미국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 입장에선 이번 조치가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쟁사인 애플의 아이폰 물량 85% 이상이 중국에서 제조되고 있기에, 이번 관세 조치로 아이폰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아이폰 가격이 오를 경우, 전작(갤럭시S24) 대비 가격을 동결한 갤럭시S25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에 유리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국가에 10% 이상의 보편 관세 적용을 선거 공약으로 주장해왔던 만큼, 조만간 다른 국가로도 추가 관세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절반 가량은 베트남에서 생산되고, 나머지는 인도, 브라질, 한국 등에서 만들어진다. 여기서 생산된 제품들은 현재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되고 있다.
김경원 세종대 경영학과 석좌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삼성의 스마트폰 생산국으로도 관세 부과를 확대하는 건 시간 문제다. 한국 정부가 나서지 못한다면 삼성이라도 나서 트럼프 행정부와 접촉을 해야 한다”며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뭔가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을 올려줄 만한 로비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삼성 스마트폰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는다 해도 가격을 낮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대신 퀄컴 AP를 갤럭시S25 전 모델에 탑재하는 등 부품단가 상승이 있었지만 이를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향후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제품 가격을 낮출 여력은 없을 것 같다. 그렇다고 무리해서 가격을 낮추게 되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가만히 있으면 판매 실적이 저조해지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손에 달린 삼성 운명… 아이폰만 관세 면제되면 악재
삼성전자에 더 큰 악재는 중국에서 생산한 아이폰에 대한 관세 면제 조치다. 지난 12월 미국 투자사 딥워터에셋매니지먼트는 “애플과 테슬라는 트럼프발 중국 수입 관세에서 면제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가 BYD에 지거나 애플이 삼성에 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과거 트럼프는 중국산 아이폰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준 전례가 있다. 2019년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미국 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중국산 아이폰에 대한 관세 면제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애플의 가격 동결 정책까지 더해지면 미국 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2022년 아이폰14부터 2024년 아이폰16까지 가격을 동결하고 있다. 아이폰17도 가격을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애플의 가격 동결은 삼성이 그동안 제품 가격을 동결하거나 일부 모델 가격만 소폭 올리는데 영향을 미쳤다. 삼성의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도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NW(네트워크) 사업부의 작년 4분기 매출은 117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2.2% 감소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 스마트폰 전체 매출의 약 15%가 북미 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카운터포인트리서치 기준) 미국 스마트폰 시장(판매액 기준)에서 23%의 점유율로 애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53%의 점유율로 1위다.
김흥종 고려대 특임교수는 “트럼프가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했고, 앞으로 60%까지 올릴 수 있다고 예고했지만 애플의 관세는 면제하거나 10% 이하로 고정시킬 것으로 본다. 미국 시장에서 삼성 스마트폰 점유율이 하락할 수 있다”며 “트럼프 손에 삼성 갤럭시폰과 애플 아이폰의 운명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