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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방송사들이 모인 서울 상암동에서 열린 거리 캠페인. 청주방송 고 이재학 피디 사건 대책위 제공

최근 직장 내 괴롭힘 의혹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문화방송(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씨가 프리랜서라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직장인 18%는 ‘불법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가 나왔다. 불법 프리랜서 계약은 노동법 적용을 피하기 위해 노동자를 프리랜서로 위장한 것이다.

2일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일∼11일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27.4%는 구직 과정에서 근로계약서가 아닌 프리랜서, 업무위탁, 위임, 용역, 도급 등 비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44.9%는 비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 최저임금, 4대 보험 등 노동법 적용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답했다. 오요안나씨와 같은 프리랜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노동법 보호를 받지 못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도 신고조차 할 수 없다.

문제는 프리랜서 다수가 사실상 ‘무늬만 프리랜서’라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서 프리랜서 등 비근로계약서 응답자(274명) 중 65.4%는 ‘사용자의 지휘명령을 받으며 일했다’고 답했다. 프리랜서는 근로계약상 근로자와 달리 자신에게 업무를 위임한 사용자의 지시·감독을 받지 않는다. 온라인노조 정책팀장 권두섭 변호사는 “노동법 적용을 피하려고 프리랜서로 위장된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를 직장인 전체로 계산하면 직장인 17.9%가 비근로계약서를 쓰고도 사용자의 지휘명령을 받으며 일한 ‘불법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처럼 ‘불법 프리랜서’ 계약을 쓰고 일한 응답자(179명) 가운데, 46.9%는 비근로계약서 작성으로 노동법 적용을 받지 못해 발생한 불이익 피해에 대해 ‘배상받지 못했다’고 답했고, 43.0%는 ‘피해를 본 경험이 없다’, 10.1%는 ‘피해를 배상받았다’고 했다. 이에 직장인 83.3%는 ‘모든 취업자 근로계약서 작성·4대보험 의무화·사용자 입증책임 부과 법 개정’에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노조는 “고 오요안나 캐스터의 억울한 죽음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가해자와 문화방송(MBC)에 대한 책임을 묻고 불법 프리랜서 계약을 금지시키고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모든 노동자에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변호사는 “근로기준법이든, 노동조합법이든 노동자가 아니라고 증명하는 책임을 사용자가 지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모든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노조할 권리, 부당한 해고와 계약해지로부터 보호, 산업안전보건법, 차별금지,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남녀고용평등법 등 기본적인 노동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2021년 5월부터 문화방송 프리랜서 기상캐스터로 일해온 오씨는 지난해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유족이 오씨의 휴대전화에서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담긴 내용을 발견하며 사건이 알려졌다. 고용노동부는 문화방송에 직장 내 괴롭힘 의혹 관련 자체조사 지도 공문도 발송한 상태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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