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조 CB물량, 전체 주식의 약 19%
CB 전환가액 4만350원 돌파
주식 전환 이르단 의견도
한화오션 “조기 상환 계획 있다”
이 기사는 2025년 1월 16일 16시 2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조선주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한화오션과 주주들은 주가 상승을 마냥 즐기진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발행한 전환사채(CB) 2조3000억원어치가 주식으로 바뀌면, 언제든 주가가 하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HMM이 코로나 국면 때 주가가 2000원에서 5만원대로 치솟았지만, CB 전환 이슈에 휘말리면서 주가가 내리막길을 탔던 기억도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 대비 500원(0.98%) 오른 5만1500원을 기록하며 또다시 1년 내 최고가를 썼다. 지난해 말 2만6000원대에 머물던 한화오션 주가는 두 달 만에 2배 가까이 오르며 5만원 선을 넘겼다.
최근 조선주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방산 협력 강화 및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미 해군이 필요한 규모의 군함 건조를 위해서는 향후 30년간 1조달러의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미 의회예산국 보고서가 공개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6일(현지 시각) 보수 성향 ‘휴 휴잇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군 재건 계획과 관련된 질문에 “우리는 배가 필요하다”며 “이제 시작하려고 한다. 배를 만드는 데 동맹국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동맹국을 한국으로 보고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시가 5만원… CB 전환가액 4만350원 돌파
문제는 최근 한화오션의 주가가 수출입은행 대상으로 발행한 CB 전환가격인 4만350원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CB 물량이 상당해 수출입은행이 전환을 택할 경우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해당 CB로 전환되는 물량은 총 5781만주다. 한화오션 전체 주식(3억641만3394주)의 18.9%에 달한다. 전환가액 기준 금액은 2조3328억원어치다. 총 3회차에 걸쳐 발행했는데 만기는 각각 2046년, 2047년, 2048년이다.
발행사(한화오션)는 투자사(수출입은행)가 CB를 주식으로 바꾸기 전에 돈을 미리 갚기도 한다. 다만 한화오션이 해당 CB를 조기 상환하기엔 필요한 돈이 만만치 않다. 올해 한화오션의 영업이익은 1566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3분기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조원이 조금 넘는다.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CB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해당 CB는 2021년 12월 31일부터 사채 전부 및 일부에 대해서 상환할 수 있고, 이후 1년마다 상환할 수 있다. 2028년 5월 23일부터는 일부씩만 갚을 수 있다. 거래종결일(2023년 5월 23일)로부터 5년이 지난 날부터는 6년이 되는 날까지는 사채의 권면총액의 0.5%, 6년 경과일부터 7년 경과일까지는 매 6개월마다 1.5%, 7년 경과일부터 만기일까지는 6개월마다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분할 상환 가능하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공시 내용의 상세 스케줄에 따라 상환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CB 소유자는 기타공공기관… 전환 이르단 의견도
다만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주가 하락을 유발할 수 있는 선택을 내리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수출입은행은 기획재정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전환 청구 시 주가 하락은 불 보듯 뻔해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논란이 일게 될 것”이라며 “공공기관에서 그런 선택을 할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CB 전환으로 인한 오버행(대규모 잠재 매도 물량) 위험은 아직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금 수출입은행이 전환을 청구하면 주가가 하락해 투자한 은행도 손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HMM 때 산업은행도 이익만 생각했다면 최고점에서 주식 전환해서 매도해야 했지만, 뒤따라 불거질 논란 때문에 적기에 전환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면서 “오버행 이슈로 인해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한화오션도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화오션은 LNG운반선과 유조선, 컨테이너선, LPG선 등의 선박과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해양 설비 및 잠수함, 구축함 등의 특수선을 만드는 조선회사다. 한화그룹이 202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했다.
CB 전환가액 4만350원 돌파
주식 전환 이르단 의견도
한화오션 “조기 상환 계획 있다”
한화오션 CI
이 기사는 2025년 1월 16일 16시 23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내 조선주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한화오션과 주주들은 주가 상승을 마냥 즐기진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발행한 전환사채(CB) 2조3000억원어치가 주식으로 바뀌면, 언제든 주가가 하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HMM이 코로나 국면 때 주가가 2000원에서 5만원대로 치솟았지만, CB 전환 이슈에 휘말리면서 주가가 내리막길을 탔던 기억도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 대비 500원(0.98%) 오른 5만1500원을 기록하며 또다시 1년 내 최고가를 썼다. 지난해 말 2만6000원대에 머물던 한화오션 주가는 두 달 만에 2배 가까이 오르며 5만원 선을 넘겼다.
최근 조선주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방산 협력 강화 및 에너지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미 해군이 필요한 규모의 군함 건조를 위해서는 향후 30년간 1조달러의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미 의회예산국 보고서가 공개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6일(현지 시각) 보수 성향 ‘휴 휴잇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군 재건 계획과 관련된 질문에 “우리는 배가 필요하다”며 “이제 시작하려고 한다. 배를 만드는 데 동맹국도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동맹국을 한국으로 보고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제공
시가 5만원… CB 전환가액 4만350원 돌파
문제는 최근 한화오션의 주가가 수출입은행 대상으로 발행한 CB 전환가격인 4만350원을 넘어섰다는 점이다. CB 물량이 상당해 수출입은행이 전환을 택할 경우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해당 CB로 전환되는 물량은 총 5781만주다. 한화오션 전체 주식(3억641만3394주)의 18.9%에 달한다. 전환가액 기준 금액은 2조3328억원어치다. 총 3회차에 걸쳐 발행했는데 만기는 각각 2046년, 2047년, 2048년이다.
발행사(한화오션)는 투자사(수출입은행)가 CB를 주식으로 바꾸기 전에 돈을 미리 갚기도 한다. 다만 한화오션이 해당 CB를 조기 상환하기엔 필요한 돈이 만만치 않다. 올해 한화오션의 영업이익은 1566억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3분기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조원이 조금 넘는다.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CB 물량을 모두 소화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해당 CB는 2021년 12월 31일부터 사채 전부 및 일부에 대해서 상환할 수 있고, 이후 1년마다 상환할 수 있다. 2028년 5월 23일부터는 일부씩만 갚을 수 있다. 거래종결일(2023년 5월 23일)로부터 5년이 지난 날부터는 6년이 되는 날까지는 사채의 권면총액의 0.5%, 6년 경과일부터 7년 경과일까지는 매 6개월마다 1.5%, 7년 경과일부터 만기일까지는 6개월마다 2.5%에 해당하는 금액을 분할 상환 가능하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공시 내용의 상세 스케줄에 따라 상환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이 건조해 인도한 드립십. /한화오션 제공
CB 소유자는 기타공공기관… 전환 이르단 의견도
다만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주가 하락을 유발할 수 있는 선택을 내리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수출입은행은 기획재정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된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전환 청구 시 주가 하락은 불 보듯 뻔해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논란이 일게 될 것”이라며 “공공기관에서 그런 선택을 할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도 CB 전환으로 인한 오버행(대규모 잠재 매도 물량) 위험은 아직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은 “지금 수출입은행이 전환을 청구하면 주가가 하락해 투자한 은행도 손실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HMM 때 산업은행도 이익만 생각했다면 최고점에서 주식 전환해서 매도해야 했지만, 뒤따라 불거질 논란 때문에 적기에 전환 판단을 내릴 수 없었다”면서 “오버행 이슈로 인해 주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는데, 한화오션도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화오션은 LNG운반선과 유조선, 컨테이너선, LPG선 등의 선박과 부유식 원유생산저장설비(FPSO), 해양 설비 및 잠수함, 구축함 등의 특수선을 만드는 조선회사다. 한화그룹이 2022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