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현대사·정치학 도서 등 온오프서 정보 나누며 공부
직장인 김민정(28)씨가 헌법을 필사한 모습. 김민정씨 제공

직장인 김민정(28)씨는 지난달부터 ‘헌법’을 필사하기 시작했다. 12·3 내란사태를 겪으며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온 민주주의가 대통령 한 사람에 의해 너무나 손쉽게 무너질 뻔했다는 아찔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김씨는 16일 한겨레에 “‘과거가 현재를 돕고,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린다’는 한강 작가의 말이 와닿았는데, 헌법이야말로 우리 역사를 담은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윤석열 대통령 행태를 보며 3·1운동, 4·19혁명, 6월항쟁 등의 정신을 담은 헌법이 국민을 어떻게 보호하도록 했는지 답을 찾기 위해 필사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12·3 내란사태 이후 헌법과 현대사, 정치학 등 민주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공부에 나선 시민이 늘고 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한순간 민주주의와 시민 기본권을 잃을 뻔한 경험을 한 시민들이 민주주의와 국민 주권을 지키기 위한 ‘지적 자구책’을 찾아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지난달 4일부터 24일까지 3주간 집계한 결과, 헌법 분야 도서 판매량은 2023년 같은 기간에 견줘 1158%(약 12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근현대사 분야는 전년 대비 105%, 정치·외교·행정학은 134%, 법과 생활은 152% 판매량이 늘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서도 헌법이나 민주주의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서로 추천하거나, 공부를 인증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시민들은 공부에 나선 이유로 민주주의 퇴행에 대한 불안감을 꼽았다. 최근 헌법 관련 책을 여러권 구매해 읽고 있다는 임아무개(30)씨는 “국민이 투표를 잘못하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언제든 나의 자유와 권리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행동하는 시민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는데 행동하려면 먼저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헌법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진이(22)씨도 “내란사태 이후 영화 ‘1987’,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등 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는 작품을 찾아보고 있다”며 “매주 집회에 참여하는데 발언대에 오른 시민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잘 모르는 역사가 많았다는 걸 깨닫는다. 민주주의가 우리에게 당연히 주어진 게 아니라는 것을 배우는 중”이라고 했다.

헌법과 역사를 공부할수록 윤 대통령의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민정씨는 “헌법 제1조부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적혀 있는데, 대통령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국민 주권을 빼앗으려 한 점이 매우 화가 난다”고 했다. 임씨도 “헌법을 공부하면 할수록 내란 사태가 법조인 출신 대통령이 저지른 일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30159 “체포돼도 마음 못 놔”…윤석열 ‘6789자 궤변’에 불안한 시민들 랭크뉴스 2025.01.17
30158 이르면 오늘 구속영장 청구‥이 시각 공수처 랭크뉴스 2025.01.17
» »»»»» 내란 뒤 헌법 책 찾는 시민들 ‘쑥’…“민주주의 지키려면 알아야” 랭크뉴스 2025.01.17
30156 30년간 냉장고 없이 산다... '작은 냉장고'로 바꾸는 사람들 랭크뉴스 2025.01.17
30155 尹, 오늘 조사는 나갈까…공수처, "10시까지 출석하라" 구속영장 청구 임박 랭크뉴스 2025.01.17
30154 [인&아웃] 태종과 원경왕후 랭크뉴스 2025.01.17
30153 “제2의 HMM 되면 어쩌지?” 주가 올라도 웃을 수만은 없는 한화오션 랭크뉴스 2025.01.17
30152 “어제 쓴 꽃다발” 당근서 팔고… 은행 달력도 웃돈 얹어 내놔 랭크뉴스 2025.01.17
30151 강남3구에만 쏠리는 청약통장…고분양가·경쟁률에 55만명 이탈 랭크뉴스 2025.01.17
30150 50년 이어진 캐나다 '눈물의 고속도로'는 언제쯤 사라질까 랭크뉴스 2025.01.17
30149 뉴욕증시, 갑자기 굴러떨어진 사과…나스닥 0.89%↓ 마감 랭크뉴스 2025.01.17
30148 尹, 홀로 ‘구인 피의자실’ 대기… 생활복 안 입고 양복 차림 취침 랭크뉴스 2025.01.17
30147 가족 근심·갈등 초래하는 가장 큰 원인은 '건강 문제' 랭크뉴스 2025.01.17
30146 [벤처 인사이드] 오픈AI에 K콘텐츠 IP 사용료 받는다…강풀도 주주로 참여한 ‘라지액트’ 랭크뉴스 2025.01.17
30145 우크라 전쟁 변수였던 북한군, 포로되자 심리전 도구로 랭크뉴스 2025.01.17
30144 與 ‘계엄 특검’ vs 野 ‘내란 특검’… 오늘 본회의 직전 담판 나선다 랭크뉴스 2025.01.17
30143 '넷째 임신' 티아라 출신 아름, 아동학대 등 징역형 집유…무슨일 랭크뉴스 2025.01.17
30142 尹 주례 봤던 정상명까지 합류… 17명이 탄핵심판·수사 방어 랭크뉴스 2025.01.17
30141 학업도 일도 한평생 함께 한 부부, 같은 날 눈 감다 랭크뉴스 2025.01.17
30140 설연휴, 고위험 산모 이송 전담팀 꾸린다… 중증·응급수술 수가 300% 가산 랭크뉴스 2025.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