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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고물가 시대 ‘新 짠테크’

졸업시즌 오후 4시쯤 당근앱엔
중고 꽃다발 거래 100여건씩
명절 때 받은 선물세트도 “팝니다”

“어제 사용한 꽃다발 팝니다.” “오늘 아침 졸업식 참석 후 바로 드립니다.” 졸업 시즌인 요즘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판매 글 제목이다(사진). 5만~7만원에 달하는 꽃다발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절반 이하에 거래된다. 중고로 구매한 꽃을 다시 판매하는 ‘재당근’ 현상까지 나타났다. 저녁 시간대에는 마트와 편의점에서 마감 할인 상품을 찾는 올빼미족이 급증했다. 장기화한 불경기와 고물가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소비풍속도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마감·유통기한이 임박한 ‘떨이’ 상품과 중고시장의 ‘헌 물건’이 고물가시대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당근 앱을 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서울의 한 지역에 졸업식 생화 꽃다발 거래 건수가 100건이 넘는다. 높은 물가 부담에 졸업식 꽃다발마저 중고 거래가 성행하고, 꽃집을 운영하는 이들은 불황을 실감하는 세태가 나타나고 있다.

졸업식용 꽃다발이 중고시장에 등장한 배경에는 이상기후로 초래된 출하량 감소와 고물가로 인한 가격 상승이 있다. 며칠 전 사촌의 중학교 졸업식에 다녀왔다는 유모(28)씨는 “가격이 부담스러웠지만 고민 끝에 새 꽃다발을 샀다”며 “하루만 쓰고 마는 꽃다발에 몇 만원을 쓰는 건 낭비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특별한 날에 그조차 중고 꽃다발로 축하하려니 낭만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더라”고 말했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거래 품목이 등장하기도 했다. ‘집에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있는 은행권의 2025 신년 달력은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다. 이 또한 불황이 빚어낸 소비의 단면으로 해석된다. 명절 이후에는 남은 선물 세트와 건강기능식품 거래가 활발해진다.

중고시장은 불황 속 활황을 누리고 있다. 당근은 지난해 영업이익 17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누적 가입자 수는 4000만명에 달한다. 번개장터 역시 40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올해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마트·편의점에서 마감이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떨이’ 상품을 찾는 이들도 크게 늘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마감 할인 제품을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이달 13일까지 오후 6시 이후 방문 비중은 전년 대비 10% 증가해 35%를 기록했다. 이마트의 이달(1~13일) 오후 8시 이후 방문객도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편의점 마감 할인 매출도 급증세다. GS25는 지난해 마감 할인 상품 매출이 5배 이상 증가하며 누적 총 52만개를 판매했다. 편의점 CU는 ‘포켓CU’ 앱을 통한 마감 할인 판매가 전년 대비 20% 이상 늘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전이나 의류 같은 고가 제품의 가격에 민감했던 시대를 지나 이제는 일상적인 소비에서도 알뜰 구매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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