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오늘 법정에서 단연 눈에 띄었던 건 윤 전 대통령과 대비되는, 군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우선 윤 전 대통령 측은 오늘도 의원을 끌어내란 지시를 받았다는 조성현 수방사 제1경비단장에 대해, 그 지시가 가능한 지시냐며 신빙성을 물고 늘어졌는데요.
하지만 조 단장은 흔들림 없이 그걸 잘 알고 계시는데 왜 지시했을까요, 라며 되물었습니다.
구민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법정에 나온 조성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으로부터 '국회의원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재확인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과 공방도 이어졌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지시가 군사 작전적으로 가능한 지시처럼 보이냐"고 묻자, 조 단장은 "불가능한 지시를 왜 내리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습니다.
또 "의원 끌어내라는 게 즉흥적으로 할 수 없는 작전 아니냐"는 질문에, 조 단장이 "그걸 왜 지시했을까, 잘 알고 계시는데"라고 되묻자 방청석에서 실소가 터져나오기도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또 "원래 기억은 점점 희미해지는 게 아니냐"고 묻자, "특정한 기억은 점점 더 도드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조 단장은 맞받아쳤습니다.
조 단장은 질서 유지를 위해 국회에 병력을 투입했다는 윤 전 대통령 측 주장도 반박했습니다.
"안전이 목적이라는 건 사후적이었다"고 했고, 시민 안전도 확보하면서 이 임무 수행하는 게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진우 전 사령관이 지시를 내린 뒤 철회했다"고 주장했는데, 조 단장은 "철회가 아니라 조정된 것"이라며 "철회해도 끌어내라는 지시가 없어진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신문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이 조 단장의 말을 끊거나 비슷한 취지의 질문을 반복하며 압박하자, 재판부가 정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정형식/헌법재판관 (2월 13일)]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 아닌 것 같은데 이렇게 맥락을 끊고 외부에서 지원하라는 의미는 뭐냐고 하면서 답을 그렇게 강요하듯이 질문하시면 어떡해요? 됐습니다."
조 단장은 신문 막바지에 "계엄 이후 군인은 어떤 명령이라도 수행해야 하는 무지성의 집단으로 비춰지고 있다"면서 "군에게 명령은 목숨 바쳐 지켜야할 중요한 가치지만, 반드시 정당하고 합법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의원 끌어내라'는 "지시가 그랬냐"면서 윤 전 대통령 면전에서 일침을 가했습니다.
MBC뉴스 구민지입니다.
영상 취재: 정인학 / 영상 편집: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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