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된 홍 전 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전민규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71)후보는 15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지금은 대한민국 100년 미래의 터전을 닦을 제7공화국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대통령이 되면 개헌으로 모든 이슈가 빨려 들어가더라도 새 공화국을 여는 공간과 제도를 다 만들어 놓겠다”고 말했다. 4년 중임 대통령제·국회 양원제를 주장하는 홍 후보는 자신의 임기 5년 동안 개헌을 반드시 완수하겠다는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이번 대선을 ‘마지막 도전’이라 표현한 홍 후보는 “홍준표 정권이냐, 이재명 정권이냐의 선택”이라고 했다. 또 “이재명이 아닌 당내 다른 후보는 신경 쓰지 않고 내 선거를 할 것이다. 본선만 보고 갈 것이다. 경선은 즐겁게, 본선은 치열하게 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경선 승리를 자신했다.
홍 후보는 탄핵으로 마무리된 윤석열 정부에 대해 “정치의 부재가 근본 원인”이라며 “집권하면 정치적 경륜을 바탕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야당과 대화와 타협,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홍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1시간가량 진행됐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Q : 마지막 도전에 임하는 각오는.
A :
“권문세족을 타파하고 사회를 개혁하고, 왕가를 위협할 만한 처가 일족도 척결한 태종 이방원의 역할이 내 마지막 소임이다. 조선 왕조 500년의 기틀을 닦은 태종처럼 제7공화국의 기반을 마련하겠다.” Q : 왜 홍준표여야 하나.
A :
“나라가 극도로 불안정한 혼란기엔 강력한 지도자, 스트롱맨이 필요하다. 적당히 타협하고 좌우 눈치나 보면서 나라를 끌고 나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Q : 최근 두 번의 도전은 실패했다.
A :
“(본선에 올랐던)2017년 출마에선 민심에서 졌다. 두 번째 윤석열 후보와 치른 경선에선 민심에서 이기고 당심에서 졌다. 이번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이란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현역 의원들을 맨투맨으로 접촉했다. 현역 의원 40여명, 당협위원장 60여명 등 100여명의 도와줄 사람이 생겼다. 당심도, 민심도 모두 잡아 이길 것이다.” Q : 8년 전 조기 대선과 지금은 무엇이 다른가.
A :
“탄핵의 본질이 다르다. 2017년도엔 박근혜 정권의 탄핵이자, 한국 보수 우파 진영에 대한 탄핵이었다면 지금은 윤 전 대통령 개인에 대한 탄핵으로 본다. 8년 전처럼 당 해체하란 말이 안 나온다. 그래서 이번 탄핵 대선을 우리가 잘 치르면 이재명의 나라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023년 5월 10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대구시청 산격청사를 찾아 홍준표 대구시장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Q : 이재명 후보는 어떻게 평가하나.
A :
“양아치.” Q : 이 후보의 장점을 꼽아달라.
A :
“잡초 같은 생명력.” Q : 어렵게 살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A :
“둘 다 어렵게 자란 건 맞다. 다만 이 후보는 증오를 통해서 자기 야망을 키워왔고, 나는 부러움을 통해 야망을 키운 게 차이점이다. 가장 존경하는 멘토는 내 어머니다. 남을 원망하지 말고, 열심히 하면 우리도 저렇게 살 수 있다고 가르쳐 주셨다.” Q : 대선을 ‘홍준표 대 이재명’의 싸움으로 규정했는데.
A :
“역대 선거에서 ‘정권 교체냐, 연장이냐’ 구도로 여당이 이긴 적이 없다. 이번엔 국민에게 ‘홍준표 정권이냐, 이재명 정권이냐’를 선택하게 할 것이다. ‘거짓말 정권 대 정직한 정권’, ‘범죄자의 나라 대 정의의 나라’, ‘포퓰리즘 베네수엘라 대 미래 번영을 위한 희망찬 나라’의 대결이 될 것이다.” Q : ‘반(反) 이재명’ 빅텐트는 필수적인가.
A :
“‘이재명이냐 아니냐’의 싸움이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출신 불문, 이재명을 반대하는 사람들과는 함께할 것이다.” Q : 탄핵 반대, 찬성파의 대립은 어떻게 해소하나.
A :
“탄핵이 끝난 시점에 갈등을 이어갈 필요가 있는가. 한마음으로 이재명의 나라를 막아야 한다.” Q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도 대상인가.
A :
“한 대행은 관료다. 중립적인 선거 관리를 하다가 물러나실 분이다.” 2021년 11월 5일 당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홍 후보는 “비상계엄엔 반대했지만, 실질적 피해가 없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윤 전 대통령에게 기회를 주자는 의미였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아버지가 자식이 잘못했다고 해서 호적을 파낼 수는 없다”고 했다.
Q : 집권하면 청와대로 돌아간다고 했다.
A :
“청와대는 단순히 대통령이 머무는 자리가 아니라 국격의 상징이다. 청와대를 용산 대통령실로 옮긴 자체가 출발부터 잘못된 것이다.” Q : 윤석열 정부는 뭘 잘못했나.
A :
“정치로 국가를 통치한 게 아니라 검사 정치를 해왔다. 사적으로 나라를 운영하다 보니 파탄이 났다. 통치자의 첫째 덕목은 정치 경륜이다. 초보 정치인에게 나라를 맡겨선 안 된다. 이번에 봤지 않느냐.” Q : 집권해도 국회 상황은 마찬가지다.
A :
“DJ(김대중 전 대통령)는 80석도 안 되는 여당 소속으로 대통령이 돼 정치로 나라를 끌어갔다. 정치적 경륜, 대화와 타협, 소통의 기술 덕이다. 의회 경험이 없어 국회를 멀리한 윤 전 대통령과 달리 나는 의회주의자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야당과 협의할 공간을 만들 것이다. 그게 정치다.” Q : ‘명태균 리스크’가 계속 거론된다.
A :
“나는 명태균을 사기꾼으로 보고 옆에 오지 못하게 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지사나 김부겸 전 총리 같은 분이 그런 의혹을 제기하면 먹혀들 수도 있지만, 중범죄자인 이재명 후보가 그런 의혹을 제기하는 건 코미디다. 그럴 거면 자기 후보 사퇴부터 하고 따져라.”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핵심 공약 -개헌추진단 구성: 4년 중임제, 국회 양원제, 정ㆍ부통령제 도입 -헌법재판소 폐지
-청와대 복귀
-공수처 폐지 및 특별감찰관 제도 시행
-중ㆍ대선거구제 도입
-선관위 개혁, 여론조사법 제정
-한국판 FBI 창설
-외국인 투표권 축소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러닝메이트 제도 도입
-미래전략원 신설, 정부부처 통폐합 및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