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도부가 3일 오후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국민의힘 제공
박근혜 전 대통령이 3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나 “탄핵심판 결과가 어떻게 나든 간에 국론이 분열될 가능성이 있다”며 “집권여당 의원들이 개인행동을 지나치게 하는 건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의 ‘탄핵 찬성파’ 의원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여당이 단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의 사저를 찾아 약 한시간 동안 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구치소에 수감돼서 이런 상황을 맞게 된 데에 마음이 무겁고, 국가 미래를 위해 여당이 단합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이 “지금 국가 상황이 매우 어렵다, 대내외적 여건이 어렵고 경제, 민생이 매우 어려우니까 집권여당이 끝까지 민생을 책임져주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면서 “(정치인의) 개인행동이 지나치면 상황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집권여당 의원들이 소신을 내세워 개인행동을 너무 지나치게 하는 건 위기극복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윤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주장하는 한동훈계 일부 의원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둔 상황에 관해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지 간에 국론이 분열될 가능성이 있고, (탄핵 찬반이) 대립해서 상황이 매우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면담에는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검사 역할’인 국회 소추위원장을 맡았던 권 원내대표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권 원내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처음이다. 그는 “박 전 대통령께서 사랑을 참 많이 주셨는데 마음 아프게 해드려서 너무 죄송스럽다”고 몸을 낮췄다고 한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다 지난 일인데 너무 개의치 말고 나라를 위해 열심히 일해달라”고 답했다고 신동욱 대변인은 전했다.
이 밖에 박 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을 서울구치소에서 접견한 권영세 비대위원장 등에게 윤 대통령의 건강상태에 관해 물었고, 권 위원장 등은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고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지금 사태에 잘 대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