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알다두 지역에서 라마단 이튿날인 2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파괴된 건물 잔해 옆에 모여 금식을 깨는 이프타르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AF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대한 원조를 막고 있는 이스라엘은 “공짜는 없다”며 하마스를 압박했지만, 이집트 등 주변국들과 국제 인도주의적 단체들은 “원조를 무기로 사용한다”며 이스라엘을 비판했다.
2일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에서 “하마스가 가자지구로 가는 모든 물자를 통제해 원조를 받으려는 주민들을 학대하고 총격을 가하고 있다”며 “(원조를) 우리를 향한 테러 자금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가자지구로 가는 물자의 공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 총리실은 “한 가지 분명한 건 공짜는 없다”면서 “하마스가 자신들의 입장만을 고수한다면 추가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경고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에 따르면, 현재 하마스는 59명의 인질을 억류하고 있는데 최대 24명이 생존해있으며 35명은 숨진 상황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우리가 윗코프 특사의 제안에 동의한 것은 모든 인질을 돌려보낸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며 “하마스가 입장을 바꾸면 즉시 이행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 특사가 제안한 휴전 연장 제안에 동의하며 하마스에 이를 따르라고 압박했다. 이 제안은 지난 1일 끝난 42일간의 1단계 휴전을 올해 라마단 기간인 3월29일 및 유월절인 4월20일까지 연장하되 이 사이 모든 이스라엘 인질을 하마스가 석방하는 것이다. 하마스는 1단계 휴전 연장 대신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 종식을 포함한 2단계 협정으로 넘어가길 주장하며 이 제안에 반응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15일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3단계 휴전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전쟁 중 인도주의적 물자 공급을 중단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인권단체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 비정부기구 다섯 곳은 이스라엘 대법원에 이스라엘 총리실의 원조 중단 조처를 해제하는 임시 명령을 요청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시엔엔(CNN)에 “전쟁 당사자 간의 협상과 관계없이 인도주의 물품을 즉각 대규모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사도 “지난 6주 동안 쌓아온 휴전 상황이 무너지면 사람들을 다시 절망에 빠뜨릴 위험이 있다”고 이스라엘 조처에 반발했다.
오랜 기간 이 전쟁을 중재해온 이집트와 카타르도 이스라엘의 조처는 휴전 협정과 인도주의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집트 외무장관 바드르 압델라티는 “원조를 집단적 처벌의 무기로 사용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며 인도적 지원을 정치화하고 협박의 도구로 악용되는 것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원조가 중단된 지 이틀째를 맞은 3일, 가자지구 국경 라파흐 인근에는 이집트에서 구호물자를 실은 트럭 여러대가 멈춰서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구호품 공급이 중단됐다는 소식 이후 가자지구는 물가가 급등해 각종 생필품과 식량들이 이전보다 50%이상 올랐다.
이스라엘의 조처에 대해 “값싼 협박이자 전쟁범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하마스는 이집트 등 중재국들에 이스라엘의 조처를 해제하도록 압력을 가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