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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사고 60여건…충남선 강풍 탓에 추락한 70대 숨져
여객선 76척·항공기 11편 결항 속출…내일도 눈·비 소식
“눈 치우자” 강원 산간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린 3일 인제군 미시령 옛길 인근에서 시민들이 차를 뒤덮은 눈을 치우고 있다. 인제 | 권도현 기자


3일 강원 산간지역과 경북 울진·문경 등에 최대 24~50㎝의 폭설이 내리면서 교통사고와 항공기·여객선 결항이 속출했다. 대설특보는 이날 오전 대부분 해제됐지만 기상청은 4일에도 전국이 흐리고 눈 또는 비가 오는 가운데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집계를 보면 지난 2일부터 3일 오전 10시까지 누적 적설량은 고성 향로봉 50㎝, 미시령 44.1㎝, 진부령 35㎝, 강릉 삽당령 31.3㎝, 속초 설악동 30.1㎝, 태백 29.8㎝, 양구 19.9㎝, 삼척 19.5㎝ 등을 기록했다. 경북 울진·문경 등에도 15.6~24.0㎝, 경기 동부와 충북에도 5~15㎝가량의 눈이 내렸다.

주말 들어 갑자기 많은 눈·비가 내리면서 강원과 대구·경북, 경기 등 각지에서 크고 작은 교통·안전 사고가 60여건 일어났다.

이날 오후 1시53분쯤 충남 금산군의 한 타이어 제조업체에서 지붕 보수공사를 하던 70대가 강풍의 영향으로 추락해 치료 중 숨졌다. 강원 양구군 동면에서는 눈길에 미끄러진 트랙터가 전복되면서 운전자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2일 태백시 황지동에서는 제설용 17t 트럭과 K7 승용차가 충돌해 승용차에 타고 있던 40대 2명이 부상을 입었다.

폭설이 내린 지역은 교통이 통제되면서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강릉 안반데기길과 고성 현내면 대진리~마달리 등 강원도 내 5개 도로, 경북 경산 남천면 송백리~청도군 경계 구간 등 전국 도로 13곳의 차량 통행이 이날 한때 통제됐다. 국립공원 탐방로 출입도 제한되고 있다. 설악산 21개, 오대산 9개, 치악산 14개, 태백산 26개, 팔공산 42개 등 13개 국립공원에서 226개 탐방로의 출입이 금지됐다.

항공기와 여객선 운항 차질도 빚어졌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백령~인천, 녹동~제주, 울릉~포항 등 57개 항로 여객선 76척이 운항을 멈췄고, 김포·제주 공항 등에서 출발 예정이던 11편의 항공기가 결항했다고 밝혔다.

가장 많은 눈이 내린 강원도는 폭설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설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각종 장비 3309대와 염화칼슘 등 제설제 7594t, 인력 3000여명을 동원해 주요 도로에서 제설작업을 벌였다. 강릉시는 공무원 1700여명을 투입해 읍면동 버스정류장과 인도, 관광시설을 중심으로 제설작업을 진행했다. 속초시 공무원 700여명도 인도 제설작업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눈·비는 4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4일 새벽부터 강원 산지·동해안, 전라권, 경상권에 비 또는 눈이 내리기 시작해 오전 중에 전국으로 확대되겠다”며 “눈·비는 밤에 대부분 그치겠으나, 강원 산간·동해안, 경북 북동 산지, 경상권 동해안은 5일 저녁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4일 아침 기온을 영하 5~4도, 낮 최고기온을 2~8도로 예상하면서 이른 시간 차량 운행 시 도로에 낀 살얼음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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