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투어 뉴질랜드 오픈 1타차 극적 우승 차지한 라이언 피크
“골프 통해 미래를 바꾸고 싶다”…한국 대회 출전 여부도 관심
“골프 통해 미래를 바꾸고 싶다”…한국 대회 출전 여부도 관심
“재기의 시작” 호주의 라이언 피크가 2일 아시안투어 뉴질랜드 오픈 최종라운드 18번홀을 마친 뒤 우승을 확정하자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하고 있다. 퀸스타운 | AFP연합뉴스
‘인생은 한 번의 실수로 끝나지 않는다.’ 오토바이 갱단 출신으로 5년간 감옥 생활을 했던 라이언 피크(31·호주)가 프로골프 아시안투어 뉴질랜드 오픈에서 극적으로 우승을 하며 할리우드 영화 같은 인생역전 스토리를 썼다.
피크는 지난 2일 뉴질랜드 퀸스타운의 밀브룩 리조트 코스(파71)에서 열린 아시안투어 뉴질랜드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고 합계 23언더파 261타를 기록, 공동 2위 3명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선두 고군택과 4타 차로 출발한 피크는 17번홀(파5)에서 5번째 버디를 낚고 1타 차 단독선두로 올라섰고, 18번홀(파3)에서 2.5m 파 퍼트를 넣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프로선수로서 첫 우승을 차지한 피크는 오는 7월 로열 포트러시GC(북아일랜드)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제154회 디오픈 챔피언십 출전 티켓을 획득했고, 아시안투어 시드를 확보하며 선수생활의 전기를 마련했다.
피크는 21세이던 10년 전 호주 오토바이 갱단 ‘레벨스’의 조직원으로 폭행사건에 가담해 5년간 옥살이를 했다. 원래 호주의 대표적인 아마추어 골프 선수였고, 2022년 디오픈 챔피언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경쟁하던 유망주였다. 그의 재능을 아깝게 여긴 유명 골프코치 리치 스미스가 선수로 재기할 것을 권유했고, 피크는 이를 받아들여 출소 후부터 긴 여정을 밟은 끝에 마침내 첫 결실을 맺었다.
피크는 “이번 우승은 내 인생을 바꿨다”며 “지나간 과거의 이야기는 어쩔 수 없지만 골프를 통해 미래를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범죄 기록은 여전히 그를 따라다닌다. 이번주에도 뉴질랜드 입국 비자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고, 대회가 열리는 지난주 화요일 저녁에야 겨우 경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는 7월 디오픈에 참가하려면 영국 입국 비자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아시안투어 시드를 받은 만큼 오는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과 한국오픈에도 참가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피크의 우승은 골프 역사상 가장 놀라운 재기 스토리의 하나로 꼽힐 만하다. 치명적인 교통사고나 부상을 극복하고 우승한 벤 호건과 타이거 우즈, 최고령 메이저 우승을 거둔 필 미컬슨(이상 미국), 1999년 디오픈에서 10타 차 역전우승을 거둔 폴 로리(스코틀랜드) 등과 아울러 인생의 밑바닥에서 재기한 피크가 향후 더 큰 성취로 감동을 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