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세환 전 사무총장이 정치인들과 연락을 주고받기 위한, 이른바 '세컨드폰'을 쓴 사실이 감사원 감찰에서 적발돼 논란이 됐습니다.
국민의힘은 즉각 "왜 세컨드폰으로 정치인과 몰래 전화를 하느냐"며 거센 공세에 나섰는데, 하루 만에 공세가 쏙 들어갔습니다.
알고보니 김 전 사무총장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지자체 보궐선거 당내 경선에 참여했던 이력이 있었던 건데요.
김지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헌법재판소가 감사원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감찰은 위헌이라고 결정한 지난달 27일, 감사원은 선관위 채용에서 878건의 규정 위반을 적발했다는 감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감찰이 위헌이라는데, 감찰이 정당했다는 듯 결과를 발표한 겁니다.
한 보수일간지는 380여 쪽의 감사 보고서 중 한 단락을 발췌해 "선관위 김세환 전 사무총장이 정치인들과 연락하는 용도로 이른바 '세컨드폰'을 만들었다 적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전 총장은 감사원에 "정치인들과 각양각색 이야기를 했고, 그 부분까진 말할 수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즉시 "부패 카르텔을 어떻게 믿느냐", "민주주의 위기는 선관위 불신에서 잉태됐다"며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에 적극 동조하진 못하더라도, 선관위를 공격하며 지원사격에 나선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김 전 사무총장이 작년 인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 나섰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공격 대상이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겁니다.
야권은 "국민의힘 공세가 결국 자가당착이 됐다"며 "'세컨드폰'으로 누구와 통화했는지 명백히 밝히라"고 역공에 나섰습니다.
[신장식/조국혁신당 의원]
"제 발등을 도끼로 찍으셨는데요. 양발을 다 찍으신 것 같으세요. 단 한 사람도 빠짐없이 다 드러나길 바랍니다."
국민의힘은 당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연고지에 따라 기회주의적으로 기웃거렸을 뿐"이라며 돌연 거리두기에 나섰습니다.
여야는 선관위 채용비리를 두고도 신경전을 이어갔습니다.
국민의힘은 선관위를 국회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시키고, 사무총장은 청문회를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민주당은 "선관위 감시 장치가 시급하다"며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헌재 결정대로 감사원 감찰대상에서 선관위를 제외하는 법안을 내놨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
영상편집: 문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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