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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아프간 용의자 ‘종교적 동기’ 가능성
한 여성이 15일(현지시각) 독일 바이에른주 뮌헨에서 차량 돌진 사건이 발생한 현장에 헌화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독일 뮌헨에서 군중을 향해 돌진한 아프가니스탄 망명 신청자의 차에 치인 37살의 엄마와 2살 아기가 끝내 숨졌다. 경찰은 용의자가 종교적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중이다.

독일 데페아(dpa) 통신은 지난 13일 오전 바이에른주 뮌헨 도심에서 노조 베르디(Ver.di) 집회 행렬로 승용차가 돌진해 다친 39명 가운데 엄마와 아기가 전날 잇달아 사망했다고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독일에서 가장 큰 노조 중 하나인 베르디는 이날 공공기관 조합원들을 위한 하루 파업을 선언하고 거리로 나섰고, 여성은 아이와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가 변을 당했다. 디터 라이터 뮌헨 시장은 여성이 시청 직원이었으며 “그가 자신의 노동조합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을 때 그와 그의 딸이 살해된 것”이라며 “참담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사당국은 당시 현장에서 곧바로 체포된 용의자가 종교적 동기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가브리엘 틸만 뮌헨 극단주의 및 테러리즘 퇴치 중앙사무소 수석 검사는 용의자가 고의로 시위 참가자들을 향해 차를 몰았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또 용의자가 사건 직후 경찰에 체포될 당시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로 외쳤다고 전했다.

뮌헨검찰은 14일(현지시각) 살인미수와 중상해 혐의로 용의자 파르하드 누리(24)의 구금영장을 발부받고 연방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연방검찰은 “이 범죄는 종교적 동기에서 비롯한 것으로 의심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공격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 언론은 용의자가 독일에 합법적으로 체류 중이었다고 보도했다. 2016년 독일에 입국한 그는 망명 신청을 했으나 2020년 10월 기각됐다. 당시 법원은 그의 아버지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살해됐고 범인들이 자신을 추적하고 있다는 그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뮌헨시가 2021년 ‘관용결정’을 내리면서 용의자에게 거주 허가를 내줬다. 이후 그는 학업을 마치고 보안업체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비슷한 범행을 저지른 다른 용의자들과 달리 독일 사회에 융화돼, 당국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자신을 ‘피트니스 모델’로 내세우며 꽤 많은 팔로워를 보유했다는 것이다.

현장을 방문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용의자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주문했다. 그는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누구든 이런 일을 벌일 때는 가장 강력한 처벌을 예상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뮌헨에서 14일~16일 개최되는 제61회 뮌헨안보회의(MSC)를 앞두고 일어나 긴장을 고조했다. 사고 지점과 각국 고위급이 참석하는 회의장이 약 1㎞ 거리로 가까웠기 때문이다. 이에 뮌헨경찰은 도심 곳곳에 경찰관을 집중 배치했다.

사건은 무엇보다 이민자 문제가 주요한 쟁점으로 떠오른 독일 총선을 열흘 앞둔 시점에 일어나 관련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외신은 이번 사건이 독일에서 지난 9개월 동안 중동 또는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이민자가 벌인 다섯번째 대규모 ‘무차별 공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5월 한 아프간 이민자가 독일 남서부 만하임에서 열린 극우시위에서 흉기를 휘둘러 경찰 한 명이 죽고 참석자 여럿이 다쳣다. 8월에는 망명이 거부된 시리아 난민이 서부 졸링센의 지역 축제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3명을 죽이고 8명이 다쳤다. 12월에는 마그데부르크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이민자가 차량을 크리스마스시장으로 돌진해 6명이 숨지고 299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에는 아샤펜부르크의 한 공원에서 아프간 출신 망명 신청자가 어린이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러 2살 아이와 지나가던 남성이 숨졌다.

이런 공격들로 인해 이민자 제한을 핵심 공약으로 삼는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달 독일 기독민주연합(CDU)의 총리 후보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이민 규제를 강화하는 독일을 위한 대안의 법안에 찬성해 파문이 일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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