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현황판에 코스피 등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3.42포인트(2.52%) 내린 2,453.95에, 코스닥은 24.49포인트(3.36%) 내린 703.80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스톰'에 국내 증시가 또 좌절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하반기 6개월 연속 하락세를 끊고 올해 1월 반등에 성공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정대로 관세 전쟁에 돌입하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3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52% 내린 2453.95를, 코스닥 지수는 3.36% 내린 703.80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48.63포인트(1.93%) 내린 2468.74로 출발해 하락 폭을 빠르게 키웠고, 장중 3.17% 밀려 2437.61까지 떨어졌다.
배경은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오는 4일부터 캐나다·멕시코산 제품에 25%,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유럽연합(EU)에도 조만간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히자 금융 시장이 요동쳤다.
멕시코에 생산 거점을 둔 기아(-5.78%), 현대모비스(-2.47%), LG전자(-7.13%) 등이 크게 하락했고, 캐나다에 진출한 LG에너지솔루션(-4.4%), 포스코퓨처엠(-9.66%) 등 이차전지 기업들도 큰 폭으로 내렸다.
삼성전자(-2.67%), SK하이닉스(-4.17%) 등 반도체주도 '딥시크 충격' 여진이 남아있는 가운데 향후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해지자 약세를 보였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의 협업 소식이 전해진 카카오는 9% 급등했고, 딥시크 수혜주로 분류되는 NAVER(0.23%), 삼성에스디에스(1.66%)도 올랐다.
제일모직-삼성물산의 부당합병 의혹으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는 소식에 삼성생명(2.81%), 삼성바이오로직스(1.30%_ 올랐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료·담배(0.59%), 보험(0.18%), 정보기술(IT) 서비스(1.29%)를 제외하고 운송·창고(-3.72%), 기계·장비(-3.37%), 전기·전자(-3.63%) 등 대다수 업종이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낙폭이 더 컸다. 전장보다 24.49포인트(3.36%) 내린 703.80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장 대비 10.03포인트(1.38%) 내린 718.26으로 출발해 낙폭을 빠르게 키우며, 지난 1월 3일 종가(705.76)보다 더 낮아지는 등 한 달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캐나다에 생산 공장을 둔 에코프로비엠이 9.16% 급락했고, 에코프로도 6.23% 내렸다. 리가켐바이오(-8.14%), 삼천당제약(-7.17%), 리노공업(-2.8%) 등 시가총액 상위 대다수 종목이 하락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3.34%), 파마리서치(0.83%) 등 소수 종목만 올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거래된 상장 종목 중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전체의 83.9%에 달하는 2226개다.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전 거래일인 1452.7원보다 14.5원 오른 1467.2원에 마감했다. 설 연휴 전 1430~144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장중 1470원대까지 급등했다. 환율이 장중 1460원을 넘은 건 지난달 20일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