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캡처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로 세계 3대 시상식 중 하나인 오스카(아카데미상)에서 올해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페인 성전환 여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52)이 과거 한국 여배우 윤여정의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을 비하한 발언을 사과했다.
가스콘은 2일(현지 시각) 미국 방송 CNN과 인터뷰에서 그가 2021년 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오스카는 점점 독립 영화 시상식처럼 변해가고 있다. 내가 아프리카-한국 축제나 흑인 인권 시위, 3·8 여성 대회를 보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라는 글이 재조명돼 인종 차별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불쾌감을 느꼈을 모든 사람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오스카 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러지 않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가스콘의 과거 발언은 같은 해 오스카에서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고 흑인 배우 대니얼 컬루야가 영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것을 비난한 것이다. 이는 최근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세라 하지가 그의 게시물들을 캡처해 X에 공유하면서 확산했다. 가스콘은 2020년에는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폭력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이 벌어지자 “나는 사기꾼 마약 중독자인 조지 플로이드를 신경 쓰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믿는다”라고 X에 적기도 했다.
가스콘이 주연을 맡은 영화는 프랑스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만들어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 수장이 수사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아무도 모르게 성전환을 시도, 여성으로 다시 태어나 인생 제2막을 시작하는 내용이다. 가스콘은 실제 성전환자다. 오스카 역사상 성전환자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그는 이 영화로 세계 3대 시상식 중 다른 하나인 칸에서 함께 출연한 배우인 셀레나 고메즈와 아드리안나 파즈, 조이 살다나와 함께 여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