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024년 한해 소매판매액 전년比 2.2% 감소
21년만 큰 낙폭… ‘3년째 감소’ 최장 기록 써
고금리에 계엄 등 돌발 사태까지 악재 ‘겹겹’
소비·건설 부진했지만 생산·설비 좋았던 한해

지난해 소매 판매가 ‘카드 사태’·‘광우병’ 등 악재가 겹쳤던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위축했다. 연간 거래 수준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었던 2020년 수준과 비슷했다. 작년은 생산과 설비투자가 약진했지만, 소비와 건설이 침체했던 한 해로 요약된다.

그래픽=손민균

“고금리에 정치 상황까지 겹겹” 재화 소비 침체 3년째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24년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특히 작년 2분기(-2.9%·전년 동기 대비) 침체의 골이 깊었고, 1분기 및 4분기(-2.1%), 3분기(-1.9%)도 상황이 좋지 못했다.

연간 감소 폭은 2003년(-3.6%)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2003년은 ‘카드 사태’로 신용불량자가 대거 양산됐고, 가계 부채도 급속도로 불어나 유난히 지갑이 열리지 않았던 해로 꼽힌다. 여기에 광우병·조류독감 등 악재도 겹쳐 먹거리 등 소비가 급감했다. 지난해 연간 소비가 위축된 정도가 그때만큼이나 극심했다는 뜻이다.

소매판매액지수는 101.6이었다. 지수 자체는 2020년(100) 이후 가장 낮고도 유사한 수준이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승용차와 소매업에 해당하는 업체들의 실제 거래 판매액을 지수화한 것으로, ‘소비’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다. 코로나 초기 직격타를 맞았던 2020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소매 판매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소매판매가 줄어든 것은 일시적인 현상도 아니다. 소매 판매 감소는 3년째로, 연간으로는 통계 작성 이래 ‘최장기간’ 마이너스 기록이다. 지난해 말 12·3 계엄 사태나 제주항공 참사 등 소비를 위축시키는 사건이 발생한 것뿐 아니라, 추세적인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무엇보다 지난 3년 동안 이자율이 높았고, 임금도 크게 늘지 않았다”며 “임금이 많이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가처분 소득이 떨어지니 물건을 덜 사게 되는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12일 서울 시내 빈 상가 모습. /연합뉴스

정부는 “서비스업 생산 선방, 소비 ‘나쁘지 않다’” 진단
서비스업 생산 중 전통적인 소비 지표 관련 업종으로 꼽혀 온 도소매업(-2.2%)과 숙박·음식점업(-1.7%)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나머지 정보통신업, 운수·창고업, 금융·보험업 등 업종에서 증가하며, 전체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1.4%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이런 전체 서비스업 생산의 증가세를 바탕으로 소비가 ‘나쁘지 않다’고 진단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매 판매와 서비스업 생산 전체가 ‘소비’를 구성하는 비중이 대략 4대6 정도가 된다고 보고 있다”며 “정보통신, 금융, 부동산, 운수·창고업 등 나머지 서비스업종도 모두 소비와 관련된다고 봐야 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총생산(GDP) 중 민간소비가 1.1% 성장한 것과 (산업활동동향이 보여주는) 방향성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소비에 있어서) 서비스업의 상황은 상대적으로 낫지만, 재화 판매는 못 따라가는 모습”이라며 “코로나 이후 이런 경향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6회 반도체대전(SEDEX)’에 반도체 웨이퍼가 진열돼 있다. /뉴스1

소비·건설 ‘부진’, 생산·설비투자 ‘호조’였던 2024년
지난해엔 소매 판매와 함께 건설 실적도 부진했다. 건설기성(불변)은 전년 대비 4.9% 감소했다. 2021년(-6.7%)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자, 3년 만의 ‘마이너스’ 전환이다. 토목(1.8%)에서 늘었지만, 건축(-6.9%)에서 공사 실적이 줄면서다. 올 상반기까지는 이런 건설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근 건설 수주가 좋았던 점을 미뤄볼 때 하반기부터 긍정적인 건설 실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예상했다.

반면 전(全)산업 생산과 설비 투자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전산업 생산지수는 전년보다 1.7% 상승했고, 설비투자는 4.1% 증가했다. 반도체 분야의 활약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가 포함된 제조업·광공업 생산이 호조세를 보였고, 반도체 제조용 기계 등 기계류 투자도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2.9%로, 전년보다 1%포인트(p) 올랐다.

정부는 올해 생산에서 당분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소비도 반등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사양 반도체 업황이 아직 좋기 때문에 (생산에 영향을 주는) 수출이 올해 상반기 좋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며 “실질 임금이 올라가는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내수도 시차를 두고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신(新)정부 출범 등에 따른 관세 영향 등은 아직 이런 전망에 반영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1934 이 현수막에 20년 軍생활 접었다…7남매 아빠가 만든 섬마을 기적 랭크뉴스 2025.02.03
41933 [속보] 이재용,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항소심서도 무죄 랭크뉴스 2025.02.03
41932 [속보] 이재용 '경영권 불법승계 혐의' 항소심 무죄 랭크뉴스 2025.02.03
41931 [속보] 이재용 ‘경영권 불법승계’ 항소심도 무죄 랭크뉴스 2025.02.03
41930 "비트코인 10년 안에 0원 된다" 경고한 노벨 경제학상 교수 랭크뉴스 2025.02.03
41929 [속보] 법원, ‘부당 합병’ 이재용 2심 전부 무죄…1심과 같아 랭크뉴스 2025.02.03
41928 며느리에 주택 준 시어머니, 이혼 제기에 무효 소송했으나 패소 랭크뉴스 2025.02.03
41927 제주 어선사고 실종자 해녀가 찾았다…"남은 실종자도 찾아야"(종합) 랭크뉴스 2025.02.03
» »»»»» 깊어진 ‘소비 침체’의 늪… ‘카드사태·광우병’ 2003년 이후 최악 소매 판매 위축 랭크뉴스 2025.02.03
41925 이재명 "'몰아서 일하기 왜 안되냐' 하니 할말 없더라" 랭크뉴스 2025.02.03
41924 ‘계열사 부당 합병’ 이재용, 2심 선고 앞두고 법원 도착... 묵묵부답 랭크뉴스 2025.02.03
41923 [속보] 우원식 의장 “2월 국회서 조기 추경 합의하고 민생입법 속도내야” 랭크뉴스 2025.02.03
41922 尹, 면회 온 與지도부에 "당이 청년·국민께 희망을 만들어야" 랭크뉴스 2025.02.03
41921 트럼프, 캐나다·멕시코 25% 관세 부과에 "그들은 우리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 랭크뉴스 2025.02.03
41920 상반기가 내 집 마련 적기?… 은행도 “대출해 드릴게요” 랭크뉴스 2025.02.03
41919 [속보] 고법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보고서, 조작 판단 어려워" 랭크뉴스 2025.02.03
41918 헌재 "'마은혁 임명' 헌법소원 안 따르면 헌법 위반" 랭크뉴스 2025.02.03
41917 도올 김용옥 “尹 계엄에 감사…민주주의 깨닫게 한 시련" 랭크뉴스 2025.02.03
41916 윤석열 대통령, 여당 지도부에 "당 하나 돼 20·30 청년과 국민께 희망 만들어 달라" 랭크뉴스 2025.02.03
41915 활동 재개 나선 대통령실, 美 관세조치·中 딥시크 대응 방안 논의 랭크뉴스 2025.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