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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 10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IPO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불패 신화’를 써 내려가던 백종원의 더본코리아가 흔들리고 있다. 주가는 연일 최저가를 경신하고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백종원 원맨쇼’에 의존해온 더본코리아의 기업 운영 방식이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읽힌다. 체계적이고 정교한 경영으로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3만500원으로 전일 대비 550원(1.77%) 하락했다. 이날 장중에는 이보다 낮은 3만25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거래소에 상장한 더본코리아는 공모가 3만4000원으로 화제를 모았었다. 하지만 수차례 부침을 겪으며 최근에는 최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식품·유통업계 최대 성수기인 설 전후로 불명예스러운 악재에 부닥쳤다. 이른바 ‘빽햄 논란’이다. ‘빽햄’은 백 대표가 몇 년 전 출시한 프레스햄이다. 백 대표는 이번 설을 맞아 ‘빽햄 선물세트’를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직접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할인된 가격 자체가 ‘너무 비싸다’며 문제가 됐다. 200g짜리 햄 9개로 구성된 이 제품은 정가 5만1900원, 할인 판매가 2만8500원으로 책정됐으나 그럼에도 최고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심지어 시판 제품 중 런천미트를 제외하면 돼지고기 함량이 가장 낮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빽햄의 가격 책정 방식과 품질에 대한 불만이 나오게 됐다. 정가를 의도적으로 높게 책정한 뒤, 큰 폭의 할인을 적용한 듯한 ‘상술 마케팅’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백 대표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불난 데 기름을 끼얹는 해명이라는 지적이다. 백 대표는 해명 영상에서 “시장 후발주자로서 소량 생산이라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으며, 비선호 부위를 활용해 한돈 농가를 살리기 위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소량 생산이 문제라면 생산을 늘려 가격을 낮추는 것이 정상적인 시장 논리 아니냐” “공익 마케팅을 내세우며 결국 소비자에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논란으로 더본코리아의 브랜드 철학이 ‘가성비’보다 ‘공익적 메시지를 내세운 상업 전략’이라는 여론이 확산됐다.

백종원이 쌓아온 신뢰도와 대중적 인지도가 더본코리아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 나온다. 대중에 각인된 전례도 있다. 백 대표와 ‘연돈볼카츠’ 점주들과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2021년 프랜차이즈로 출범한 연돈볼카츠는 지난 6월 가맹점주들이 더본코리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점주들은 본사가 수익성 악화를 방치한 채 가맹사업을 무리하게 확장하며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더본코리아는 “예상 매출 산정서를 제공했을 뿐”이라며 반박했다. 하지만 공정위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더본코리아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방송된 ‘백종원의 레미제라블’도 “대중 감수성을 거스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소년범 출신 출연자들이 백종원의 지도를 받아 요식업을 통해 자립을 준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범죄 처분 단계 중 두 번째로 강한 9호 처분을 받은 소년범이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영 전부터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기업에 대한 찬사와 비판이 대표 한 사람에게 집중된다는 것도 경영 차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더본코리아의 주요 구조적 문제는 기업 운영이 지나치게 백종원이라는 개인 브랜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 다양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들을 각기 다른 브랜드로 보기 보다 ‘백종원의 기업’으로 인식하는 편이다. 백종원의 말과 행동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며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등 인기 프로그램에서 그가 활약할 때마다 반등하는 등 경영과 무관한 주가 등락세를 보여 왔다.

한편 과거와 달리 대중이 한때 떠받들던 영웅을 순식간에 내팽개칠 수 있는 온라인 여론 환경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더 이상 공익적이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 소비자들은 단번에 등을 돌리고 온라인 여론을 통해 집단적으로 배척의 기제를 가동한다. 과거 ‘착한 기업인 백종원’을 지지하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역시 다 똑같은 프랜차이즈 업자였다”며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는 식이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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