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 구인을 시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직원들이 20일 밤 구치소에서 철수한 뒤 경기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청사로 복귀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조사에 거듭 불응하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을 시도했지만 윤 대통령 거부로 불발됐다. 공수처는 재강제구인 등을 다시 진행할 방침이나 윤 대통령이 ‘공수처에 더 할 말이 없다’고 맞서고 있어 양측 대치는 이어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은 윤 대통령이 21일 오후 2시 열리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출석한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20일 오후 3시쯤 서울구치소로 검사와 수사관 총 6명을 보내 윤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을 시도했다. 이들은 강제구인 조사를 거부하는 윤 대통령과 구치소에서 6시간가량 대치하다 오후 9시쯤 철수했다. 공수처는 “인권보호규정에 따라 강제구인을 중지했고 향후 재강제구인 등 형사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오후 9시쯤 “내일(21일)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변론기일인데 이럴 수 있느냐”며 “이런 식이면 변론 준비에 심대한 장애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들은 이날 공수처 검사들이 구치소에 들어온 상황에서 오후 9시30분쯤까지 탄핵심판 변론 준비를 위해 윤 대통령을 계속 접견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21일 헌재에 출석하면 대통령의 첫 탄핵심판 출석이 된다. 법원의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때처럼 윤 대통령은 법무부 호송 차량을 타고 대통령경호처 차량 경호를 받으며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지난 15일 체포된 후 16, 17, 19, 20일 출석을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2013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들이 국정원 조사를 거부하다 강제인치된 사건과 관련해 ‘구속영장으로 강제인치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과거 검찰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3월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5차례 ‘옥중 조사’를 했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역시 수감된 장소에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1차 구속기한은 28일이고, 구속기간 연장 시 2월 7일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석 변호사는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해 변호인을 제외한 사람과의 접견을 금지한 데 대해 “윤 대통령은 복직 가능성이 얼마든지 열려 있는 현직 대통령”이라며 “정말 기가 차는 일”이라고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와 수사관들이 20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강제구인에 실패한 뒤 공수처 차량을 타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경호상 문제로 서울구치소 독방에 수감됐고 전담 교도관이 배치됐다. 윤 대통령은 수인번호 ‘0010번’을 부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일부 과격 지지층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구출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 “외곽 경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며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특별수사단은 이날 안가 CCTV와 계엄 관련 문건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가 및 대통령실 청사 내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불발됐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에도 대통령실 등에 대해 세 차례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특수단은 윤 대통령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