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9월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김용현 신임 국방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2023년 12월 18일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 재직 당시 경호처 창설 60주년 기념행사를 윤석열 대통령 생일잔치로 치르면서 헌정곡까지 만들어 찬양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가운데, 당일 행사에 군 장병까지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SBS가 보도한 행사 영상을 보면 병사들은 '홀로 아리랑' 합창에 이어 군가인 '전선을 간다'를 부르며 군무를 선보였다. 보수 단체들이 집회에서 주로 부르는 '충성가' 중에서 '조국'이라는 가사를 '자유 대한'으로 바꿔 부르는가 하면, 공연이 끝난 후 장병들은 윤 대통령 부부를 향해 "충성! 충성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큰 소리로 경례하기도 했다.
이들은 경호처에 배속돼 대통령 관저 외곽 경호를 담담하는 55경비단 소속 장병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경찰 경호부대도 장기자랑에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장기자랑에 동원된 55경비단 인원들은 관저 경비 업무에서 열외시켜주면서 야간에 따로 연습을 시켰다는 제보도 있었다. 경호처는 행사를 준비하면서 경호부대와 경찰을 대상으로 장기자랑 사전 심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장기자랑 연습 기간이 최소 2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55경비단 간부는 행사 일주일 전 부대원들에게 '대통령님께 경호부대원으로서 각오, 감사, 응원, 축하 메시지'를 주제로 한 엽서을 쓰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경호처 관계자는 "대통령 경호처와 경호부대 내부 행사 관련 사항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