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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사법 절차 진행 따라
지역 옮겨가며 집회… 주민들 불안
소음에 잠 설쳐 경찰에 신고까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 17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윤 대통령 구속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시위대 일부는 19일 윤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법원으로 난입해 창문과 집기를 부수는 등 폭력 사태를 일으켰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직장을 다니는 김모(26)씨는 매일같이 다니던 출퇴근길이 요즘 부쩍 낯설게 느껴진다. 평소엔 별로 눈길 줄 일이 없던 서울서부지법이 지하철역으로 가는 길에 있어서다. 윤석열 대통령 구속 이후 시위대가 사법부를 향해 집단 폭력을 휘두르면서 이곳은 그야말로 난장판이 됐다. 김씨는 20일 “회사 선배들도 여기서 이런 대규모 집회가 열릴 줄은 몰랐다고 한다”며 당황스러워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으로 이어지면서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는 대통령 관저가 있는 서울 한남동에서 난리가 나고, 구속영장 심사와 발부 때는 서부지법이 있는 마포구 인근 지역이 초토화되는 식이다. 서울구치소가 있는 경기도 의왕시나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도 ‘게릴라 집회’가 열린다. 참가자들이 신고도 하지 않은 채 과격 시위를 벌이는 탓에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는 주민이 늘고 있다. 그동안 각종 시위나 집회가 주택가에서 떨어진 광화문광장이나 서울시청 앞 광장 등의 공간에서 열리던 것과 눈에 띄게 달라진 양상이다.

지난 17일 오후 3시쯤 서울구치소 정문 앞에는 1000여명이 모여 윤 대통령 석방 촉구 집회를 열었다. 이곳에서 30년째 산다는 50대 김인학씨는 “사람들이 몰려 밤낮 할 것 없이 마이크를 잡고 집회를 연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 집회 등 여러 집회를 경험했지만 이번이 제일 소란스러운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고충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있는 경기도 과천시 한 주민은 “아파트 단지까지 울려 퍼지는 집회 소음에 잠을 잘 수 없어 경찰에 두 번이나 신고했다. 남의 동네까지 와서 새벽에 시끄럽게 민폐를 끼치는 것은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동안 집회 소음에 시달렸던 한남동 일대는 최근에야 평온한 일상을 되찾았다. 이곳에선 윤 대통령이 체포된 지난 15일까지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밤샘 시위가 벌어졌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김덕수(41)씨는 “학교 주변이 깔끔해져 마음 놓고 아이를 등교시킬 수 있겠다”면서 웃음을 지었다. 인근 건물 경비원 A씨도 한동안 시위대가 막무가내로 건물에 들어와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커피를 바닥에 흘리는 통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A씨는 “시위대와 마찰이 잦아서 아예 화장실을 개방한 뒤로 가욋일이 많았다”며 “일상을 되찾으니 앓고 있던 감기마저 싹 가시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대통령 관저 일대에서 언제든 집회가 다시 열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을 놓지 못한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40대 성모씨는 “집회 참가자들이 가게 앞에 자리를 잡고 담배꽁초를 던지고 가거나 편의점에서 사 온 라면을 먹고 그대로 두고 가는 바람에 골머리를 앓았다”며 “집회가 열리던 2주간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긴 했어도 집회 이전과 집회 당시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이전의 일상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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