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린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한수빈 기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소추 후 지지율 40%를 기록했다는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코프라)의 여론조사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제기한 이의신청을 기각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가 지난 17일 회의를 열어 이의신청을 기각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 6일 선관위에 코프라의 해당 여론조사에 대한 이의신청을 접수했으며, 선관위는 이날 민주당 측에 결과를 통보했다.
앞서 코프라는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가 나왔다고 밝혔다. 응답률은 4.7%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로, 자세한 내용은 여심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최근 극우 보수층이 결집하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일부 상승세를 보였으나, 40%에 달하는 결과는 당시 이례적인 결과로 평가받았다.
해당 여론조사의 1번 문항은 윤 대통령 지지 여부를, 2번 문항은 정당 지지 성향을 물었다. 3번 문항은 ‘선생님께서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에 대한 불법 논란에도 불구하고 공수처가 현직 대통령을 강제 연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어 편향성 논란이 일었다. ‘선관위 선거 시스템에 대한 공개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문항은 윤 대통령과 극우세력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의혹 관련 질문이어서 여론조사 문항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6일 코프라의 여론조사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여심위에 이의신청을 접수했다. 해당 업체에 대한 형사고발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민주당은 해당 여론조사 문항이 편향적으로 설계돼 응답자에게 특정 응답을 유도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코프라가 현행법에 따라 조사 결과를 언론에 공표하기 전 선관위에 신고하는 등의 절차를 지켰는지도 확인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는 질문지 구성 등 설문조사 내용에 관한 부분과 절차적 하자 등 전반을 살펴본 결과, 민주당 측이 이의신청한 부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보통 이의신청이 들어온 범위 안에서 심의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 출범을 공식화한 민주당은 오는 21일 첫 회의에서 코프라 여론조사에 대한 조치 등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