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구속영장 재신청하나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계엄문건과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확보하기 위해 대통령 안전가옥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2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가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체포 이후 경찰이 대통령 안전가옥(안가) 압수수색 재집행에 나섰으나 또다시 대통령 경호처에 가로막혀 빈손으로 돌아왔다.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압수수색이 불발된건 이번이 네번째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가에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경호처의 저지에 막혀 집행에 실패했다. 특수단은 4시간 가까이 대치하다가 이날 오후 5시10분께 경호처로부터 집행불능사유서를 받고 철수했다. 특수단은 비상계엄 선포 전후 안가 안팎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임의제출도 받지 못했다.
경호처는 주요 간부들이 특수공무집행방해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으면서도 윤 대통령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비판이 제기된다. 대통령 경호처 ‘강경파’들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러 나오면서 잇따라 휴대전화를 두고 경찰에 출석해 논란을 샀다. 경호처는 1차 집행 저지에 나섰던 경호처 직원 26명의 신원을 확인해달라는 경찰의 요청에도 답하지 않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결단만이 문제를 해소할 열쇠지만, 최 대행은 지난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도 경호처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에 특수단은 김성훈 경호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호처 ‘강경파’에 대한 신병을 확보한 뒤 대통령 안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재시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서울서부지검은 지난 19일 김 차장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반려한 바 있다. 하지만 특수단은 김 차장이 지난 2차 집행을 앞두고 윤 대통령 지시로 총기 사용을 검토한 정황과 이 본부장이 실제로 기관단총 두 정을 무기고에서 꺼내 관저 안으로 옮겨두라고 지시한 정황 등을 파악했다.
삼청동 안가는 지난 3일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3시간여 전에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을 불러 계엄 이후 장악해야 할 기관 등 서면지휘서를 하달한 곳이다. 비상계엄이 해제된 지난 4일 저녁에도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 4명이 이곳에서 회동한 사실도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