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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체포 전후 이틀간 슈퍼챗 수익 수천만 원
자극·선동할수록 더 많은 수익 챙기는 구조
"경호처 발포" "효과 있는 죽음" 발언 이어져
"유튜버 발언 열성 지지자들에겐 불쏘시개"
유튜브 채널 '고양이뉴스'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된 15일 실시간으로 관저 등을 비추며 생중계하고 있다. '고양이뉴스' 캡처


"고양이뉴스가 슈퍼챗 전 세계 1등을 했습니다. 고맙다옹."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두 번째 시도 만에 윤석열 대통령 체포에 성공했던 지난 15일. 긴박한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련 관저 앞에선 또 다른 '전쟁'이 한창이었다. 대통령 지지자와 탄핵 촉구 세력, 취재진, 경찰 등이 뒤엉킨 극도로 혼잡한 현장에서 휴대폰을 놓지 않는 정치 유튜버들이 있었다. "대통령님을 지켜야 합니다" "당장 체포하라" 등 자신들의 정치 성향에 맞는 고성으로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생생한 장면을 담기 위한 몸싸움도 곳곳에서 벌어졌다.

꼭두새벽부터 사투를 벌인 가치는 충분했다. 관저 앞을 생중계한 유튜버 다수가 하루 이틀 만에 적에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의 수익을 챙긴 것이다. 이날의 승자는 친민주당 성향의 유튜버 '고양이뉴스'. 14일 밤부터 15일 오전까지 실시간 관저를 비춘 해당 채널은 이틀간 약 3,500만 원의 수익을 올려 전 세계 슈퍼챗(라이브 방송 중 진행자에게 채팅을 쓰며 보내는 돈 )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대표 진보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엔 2,100만 원이 쏟아졌으며, 유명 보수 채널 '신의한수'도 1,200만 원을 벌었다. 슈퍼챗 외에 개인 계좌로도 적잖게 후원금이 쏟아지는 걸 고려하면 실제 수익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12·3 불법계엄' 이후 한 달 반 넘게 탄핵 정국이 이어지며 정치 유튜버들은 전례 없는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구독자를 모으고 후원을 유도하기 위해 자극적 영상을 내보내는 건 물론 허위 정보 유포도 서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보수 유튜브 채널들은 "대통령 지지율이 40%를 넘겼다" "63.7%로 복귀가 확정됐다"는 등의 여론조사 결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해당 여론조사는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양이뉴스는 관저 내에서 신원 미상 여성이 개를 산책시키는 모습을 공개해 대통령실에 고발당했다. 관저는 1급 보안시설이라 촬영이나 방송이 법으로 금지돼 있다. 강성 발언을 통한 선전·선동도 마다하지 않는다. 극우 성향의 한 유튜버는 1차 체포영장이 집행되던 3일 "경호처는 발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주일에 1억… 정치 유튜브, 어떻게 성장했나

진보·보수 정치 유튜버 슈퍼챗 상위 5개 채널 수익 합계. 그래픽=김대훈 기자


19일 글로벌 유튜브 채널 순위집계 플랫폼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1월 9~15일 일주일간 진보 성향 채널 중 슈퍼챗 순위 상위 5곳은 약 1억3,400만 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보수 성향 채널 상위 5곳은 약 1억2,500만 원을 벌었다.

해당 주간에 체포영장 집행 등이 있어 진보 채널 수익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평소엔 보수 채널이 훨씬 더 많이 번다. 9일 기준 슈퍼챗 순위 20위 안에 든 진보 채널은 3곳에 불과했지만 보수 채널은 10곳이다. 진보 진영 수익이 상대적으로 좋았던 14일에도 20위 안에 진보 채널은 5곳이었지만 보수 채널은 12곳이었다. 윤 대통령이 탄핵과 형사처벌 위기에 몰리며 보수 세력이 집결한 영향에 보수 유튜버들의 시장 선점 효과가 더해진 결과라는 진단이다. 이종명 성균관대 글로벌융합콘텐츠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문재인 정부 시기 보수 스피커들은 유튜브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며 "정권 지형상 야당일 때 절박하게 말할 공간을 찾는 경향이 있는데, 유튜브의 성장과 보수 진영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짚었다.

유튜버 영향력 오프라인으로 확대

14일 유튜브 채널 '홍철기TV'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홍철기TV' 캡처


유튜버들의 영향력은 더 이상 온라인에 국한하지 않는다. 이 선임연구원은 "유튜버들은 집회 현장을 생중계하며 참여하지 못한 구독자들이 지지와 후원금을 보내도록 한다"며 "구독자들은 여기에 화답해 슈퍼챗을 쏘고 오픈채팅방 등에 발언을 퍼 나른다"고 했다. 유튜버를 주축으로 온오프라인이 연결되고 다른 시각의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사라져 맹목적인 믿음이 형성되는 구조다. 한남동 보수 집회에서 만난 한 70대 남성은 "유튜브만이 진실을 전한다"며 "시골에 있는 분들이 유튜브를 못 봐서 부정선거의 현실을 모르는 게 안타깝다"고 분개했다.

정보의 편향성이 강해질수록 유튜버들의 자극적 발언과 선동이 테러 수준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15일 공수처 인근에서 벌어진 분신 사건을 두고 "조금만 더 기다려서 효과 있는 죽음을 해야 한다"고 발언해 비판을 샀다. 12일 한남동에선 진보 집회 참가자인 50대 남성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난한 보수 집회 참가자를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윤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된 19일 새벽에도 서부지법 유리창을 부수고 난입하는 지지자들의 모습이 어김없이 유튜버로 생중계됐다. 전상진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는 "유튜버들의 발언이 열성 지지자들에겐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정부와 플랫폼이 나서서 허위 정보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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