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어제 파면 일주일 만에 관저를 나와 서초동 집으로 간 윤 전 대통령은 마치 금의환향한 것처럼 꽃다발을 받고 지지자들과 포옹을 했죠.
심지어 "다 이기고 돌아왔다"는 도무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는데요.
반성이나 사과는 없이 "나라를 위해 새로운 길을 찾겠다"며 막후 정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관저에서 퇴거하던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학교 점퍼를 맞춰 입고 일렬로 서있는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다가갔습니다.
"윤석열! 윤석열!"
하지만, 1시간 반 전쯤, 지지자들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왔습니다.
[김준희/'자유대학' 대표 (어제)]
"대통령실 쪽에서 저희 와달라 이렇게 해 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감사하게도 앞쪽에 배치할 수 있도록 되었습니다."
청년 세대가 윤 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모습처럼 보이도록 사전 기획한 걸로 의심되는 정황이 포착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 슬로건을 인용한, '대한민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힌 붉은 모자를 쓰고 지지자들과 악수와 포옹을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퇴근시간 한남대교 통제로 시민들의 불편이 이어졌지만, 윤 전 대통령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8년 전 인적 드문 일요일 밤을 이용해 관저를 나와 삼성동 자택으로 조용히 이동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비됩니다.
서초동 자택에 도착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금의환향한 것처럼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고, 꽃다발과 포옹 세례를 만끽하는 모습에 반성과 사과는 없었습니다.
[윤석열/전 대통령 (어제)]
"다 이기고 돌아온 거니까 걱정 마세요. 뭐 어차피 5년 하나, 3년 하나.."
12.3 계엄 이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김건희 여사도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고개 숙이는 모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김건희/여사 (어제)]
"몇 살? 6살이야?"
윤 전 대통령은 관저를 떠나며 "대한민국 국민의 한사람으로 돌아가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했습니다.
파면된 대통령이 대통령 관저를 무단 점거하고 여권 인사들을 만나며 영향력을 과시하더니, 자택으로 돌아가서도 '막후 정치'를 이어갈 뜻을 거듭 밝힌 셈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상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양 개선장군 행세를 한 '퇴거 쇼'"라며, "국민을 우롱하는 내란 수괴의 파렴치한 모습과 마지막까지 한결같은 진상에 치가 떨린다고 직격했습니다.
MBC뉴스 김정우입니다.
영상편집: 김정은 / 영상출처: TV조선 '뉴스9', 유튜브 '자유대학', '대통령 국민변호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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