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12일 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붕괴한 터널 가운데 기둥이 사고 17시간 전 이미 파손된 상태였던 정황이 확인됐다.
12일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 국토교통부를 통해 입수한 공사 시행사(SPC)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 넥스트레인의 최초 상황보고서를 보면 “투아치(2 Arch) 터널 중앙 기둥 파손”이라는 내용이 기재됐다.
지난 11일 오후 3시 13분쯤 광명 양지사거리 근처 신안산선 복선 전철 제5-2공구 터널 공사 현장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지하 공간이 붕괴하면서 지상 도로와 인근 상가 시설물도 무너졌다.
당초 광명시 등은 ‘공사 관계자가 작업 중 균열을 발견한 뒤 시청에 알렸다’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보고서에 드러난 내용은 지자체 설명과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오후 9시50분에 터널 중앙 기둥이 파손되면서 작업자가 대피하면서 터널 구조물이 외부 압력을 받아 찌그러지는 ‘내공변위’가 생겼다. 이에 포스코이앤씨 컨소시엄 넥스트레인은 현장에서 보고서를 작성해서 국가철도공단에 제출했고, 철도공단은 보고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보고서에 첨부된 공사장 내부 사진에는 아치형 구조의 터널 중앙부를 떠받치는 콘크리트 기둥 여러 개가 손상된 것으로 보이는 모습도 담겼다. 문진석 의원실 제공
보고서에 첨부된 공사장 내부 사진에는 아치형 구조의 터널 중앙부를 떠받치는 콘크리트 기둥 여러 개가 손상된 것으로 보이는 모습도 담겼다. 공사 관계자들은 기둥 파손을 인지한 이후 노동자 17명을 모두 대피시키고 작업을 중단했으나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광명시에는 자정쯤 신고했다.
이후 현장에서는 지난 11일 오전 7시부터 보강 공사와 안전 진단 작업이 진행됐다. 작업 도중인 같은 날 오후 3시 13분께 지하터널과 상부 도로가 함께 무너져 내리며 작업자 2명이 고립·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처음 기둥에 이상이 감지된 시점부터 약 17시간 만이다.
고립됐던 20대 굴착기 기사는 이날 오전 4시 31분께 구조됐다. 포스코이앤씨 소속 50대 노동자는 붕괴 발생 후 28시간이 넘도록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고 현장에는 비가 내리면서 추가 붕괴의 위험성이 있어 소방 당국은 붕괴한 하부 공간 수색 작업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