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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전 통화 공방…윤 “홍장원엔 격려 전화” 주장 신빙성 의문
조 원장은 “계엄 직전 국무회의서 대통령과 만났는데…” 반박
조, 계엄 때 김건희와 문자 주고받기도…“내용은 기억 안 난다”
‘그날의 기억’ 증언하는 당시 국정원장과 서울청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오후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이 변호인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 한 통화 중 조 원장의 미국 출장과 관련해 엇갈린 진술을 했다. 윤 대통령은 조 원장이 한국에 없다고 생각해 국정원 조직을 책임진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을 격려하기 위해 홍 전 차장에게 전화를 했다고 밝혔다. 반면 조 원장은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윤 대통령에게 분명히 전했다고 증언했다. 두 사람 증언이 배치되면서 홍 전 차장에게 전화한 목적이 ‘계엄과 무관했다’는 윤 대통령 주장의 신빙성이 약해졌다. 윤 대통령이 홍 전 차장의 ‘체포조 메모’ 증언을 부인하기 위해 이야기를 꾸며내다 생긴 허점일 수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13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홍 전 차장에게 (비상계엄 관련) 전화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데 조 원장이 국내에 있느냐, 해외 미국 출장 중인가에 대한 오해 때문에 시끄러워진 것 같다”며 계엄 당일 저녁 상황에 대해 자신의 말이 맞다고 강변했다.

문제의 통화는 비상계엄 선포 약 2시간30분 전인 지난해 12월3일 오후 8시쯤 윤 대통령이 조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뤄졌다. 윤 대통령이 홍 전 차장에게 체포 지시를 내리기 전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조 원장에게 “아직도 거기시죠?”라고 물었다. 조 원장은 “아직도 여깁니다”라고 답했다. 한국에 있다는 뜻이었다. 조 원장은 다음날 미국 출장이 예정돼 있었고, 윤 대통령은 관련 보고를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조 원장 대답을 ‘아직도 미국이다’로 받아들였다는 게 윤 대통령 주장이다. 윤 대통령은 “저는 아직 미국에 계신 줄 알아서 전화를 끊었는데, 강의구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국무회의에) 모시고 오니까 화들짝 놀랐다”며 “‘원장님 미국에 안 계셨어요?’라고 묻자 ‘내일 출발합니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조 원장 진술은 달랐다. 그는 “미국에 안 갔다는 말을 분명히 했다는 거냐”는 국회 측 질문에 “그렇다. 그리고 (비상계엄 직전) 국무회의에서 만나지 않았나”라고 답했다. 경찰 조사 내용대로 통화한 사실이 맞느냐는 김형두 재판관 질문에도 “제 기억은 그렇다”고 했다. 조 원장은 경찰 조사에서 “대통령이 ‘어디세요’라고 하여 제가 ‘여기(국정원 공관)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니 대통령이 ‘미국 안 가셨어요?’라고 물어 제가 ‘내일 떠납니다’라고 답했다”고 진술했다. 윤 대통령과 진술이 엇갈리자 조 원장은 “(대통령이) 경황이 없으니까 뒷부분 말씀을 못 들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기억이 정확하다”고 했다.

이 문제는 홍 전 차장이 윤 대통령 지시 후 ‘체포조 메모’를 작성했다는 증언의 신빙성과 직결된다.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전화해 “‘싹 다 잡아들여. 방첩사를 도우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윤 대통령 전화를 받은 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체포 대상자 명단을 불러줬다는 것이 홍 전 차장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5차 변론에서 조 원장이 국내에 없다는 것을 알고 격려차 홍 전 차장에게 전화했을 뿐, 계엄과 무관했고 간첩을 잡아들이라는 의미였다고 주장했다. 홍 전 차장은 체포조 관련 내용을 폭로했고, 비상계엄 3일 후 해임됐다.

국회 측은 이날 조 원장이 계엄 전날인 12월2일 김 여사에게 문자메시지 2통을 받았고, 3일 답장을 보낸 사실을 공개했다. 조 원장은 “(문자 내용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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