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나경원 의원이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대통령을 면회했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인사들의 첫 번째 면회였는데요.
어제까진 '인간적 도리'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했던 국민의힘이, 오늘 막상 면회를 마치고 나서는 "나치도 선거로 정권을 잡았다"며 민주당을 나치에 비유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는가 하면, "계엄을 해 다행"이라는 취지의 윤 대통령 발언도 그대로 공개하는 등 사실상 내란 세력의 대변인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기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찬반 집회 참석자들을 갈라놓은 경찰들 사이로,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이 탑승한 차량이 구치소 안으로 들어갑니다.
윤 대통령 구속기소 이후 당 지도부 인사들이 윤 대통령과 처음으로 대면한 자리.
30여 분 동안 면회를 마치고 나온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의 의회 독재로 계엄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윤 대통령의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극우 세력의 이른바 '계몽령' 주장과 유사한 윤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했는데, 이 역시 야당 탓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나경원/국민의힘 의원]
"대통령께서는 어쨌든 이번 계엄을 통해서, 민주당 일당이 마음대로 한 그런 국정을 사실상 마비시킨 그런 여러 가지 행태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알게 된 것은 다행이다라는…"
급기야 "나치도 선거로 정권을 잡았다, 민주당의 독재가 그런 형태가 되는 거 아닌지 걱정된다"며 민주당을 나치에 비유한 윤 대통령의 원색적인 발언까지 공개했습니다.
[나경원/국민의힘 의원]
"일반적으로 나치 정권도 선거를 통해서 집권한 것처럼, 의회 독재 이야기하다가 나오신 이야기에요."
헌법재판관들의 편향성에 대한 우려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면회를 마친 당 지도부는 "나라가 걱정이다", "당이 2030 청년과 하나가 돼달라"는 윤 대통령의 당부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권영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나라에 대한 걱정이 굉장히 많았어요. 안보에 대한 부분이라든지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우리 경제…"
하지만 현직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 구속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태에 공동 책임이 있는 여당 인사들이 사태를 수습하기는 커녕,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 대통령의 궤변을 대변인처럼 전달하자 야당의 반발이 잇따랐습니다.
[한민수/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접견을 나오자마자 또 극우 선동에 나섰습니다. 여당 지도부라는 사람들이 내란 수괴의 옥중 여론전에 대변인을 자처하고 있으니 정말 한심합니다."
[이미선/진보당 대변인]
"내란수괴 윤석열이 대한민국 걱정을 하셨다라고 전달하다니 국민들을 농락하는 꼴에 참담합니다."
오늘 면회에선 사면이나 조기대선 등에 대한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어제 인간적 도리라고 말해 반발을 샀던 권 원내대표는 논란을 의식한 듯 말을 아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영상취재 : 이지호 / 영상편집 : 조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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