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차이 확인보다 민생, 경제 살려야”
이, 비명계 ‘일극체제’ 비판에 자중 요청
임종석 “대선 패배 성찰해야” 재차 비판
“이재명이라서 0.73%포인트 석패” 반박
일각선 이-비명계 만남 주선 등 접점 찾기
이, 비명계 ‘일극체제’ 비판에 자중 요청
임종석 “대선 패배 성찰해야” 재차 비판
“이재명이라서 0.73%포인트 석패”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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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헌정질서 회복과 경제 활성화 등을 시급한 과제로 들며 “작은 차이로 싸우는 일은 멈추고 총구는 밖으로 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신을 겨냥한 비이재명(비명)계의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에 불편함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우리 민주당이 다양한 풀, 나무가 자라는 건강한 숲이면 좋겠다”며 “한 목소리만 나오지 않도록 오히려 다른 목소리를 권장하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우리 안의 다른 의견을 배격하면서 내부 다툼이 격화되면 누가 가장 좋아하겠나”라고도 적었다.
다만 이 대표는 가장 시급한 사안은 ‘민주주의 회복’에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한민국을 지키고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것보다 시급한 일은 없다”며 “내부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보다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살리고, 민주주의를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비판을 최대한 자제해달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SNS 게시글을 놓고 비명계에 자중을 요청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사실상 불쾌감을 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최근 ‘이재명 일극 체제’를 비판하며 통합을 요구하는 비명계, 이에 반박하는 친이재명(친명)계의 신경전이 거듭 노출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자택을 찾은 이 대표에 “비판적인 분들도 포용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비명계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신경전은 지난 대선 민주당 패배의 책임론 논쟁으로도 번지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SNS를 통해 “지금이라도 지난 대선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성찰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이재명 후보가 부족했고 당의 전략이 부재했음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비로소 이기는 길이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패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문재인 정부에 떠넘겨졌고 지금까지도 문재인 정부를 탓한다”며 “문 전 대통령의 임기 말 지지율이 40%를 넘었고, 역대 유일하게 레임덕이 없는 정부였다는 사실에 눈을 감아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에 더해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김두관 전 의원은 다음 주 만나 민주당의 저조한 지지율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친명계는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언급하며 반발했다. 최민희 의원은 SNS에 “2022년 (지방)선거 때 (남양주)시장 후보로 출마했다”며 “가장 많이 들었던 욕은 ‘대통령·지방선거·총선까지 몰아줬는데 민주당은 뭐 했나’ ‘부동산 가격 폭등에 세금은 천정부지, 표 달란 염치가 있느냐’였다”고 밝혔다. 그는 “그나마 이재명 후보라 0.73%포인트 석패였다”며 임 전 실장 주장을 반박했다.
양문석 의원도 비명계를 겨냥해 ‘노무현 팔이’ ‘문재인 팔이’라는 격한 표현을 사용하며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비서 출신들의 사유물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 측은 비명계와의 접점을 찾으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친명계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이 대표와 김 전 지사 등 비명계 인사들의 만남을 주선하려는 시도가 있다”며 “여러 사람이 중간에 다리를 놓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계파색이 옅은 홍성국 전 의원을 주철현 의원 사퇴로 공석이 된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한 것도 이 대표의 통합 행보라는 시각이 있다.
다른 야당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조국혁신당의 ‘내란종식과 헌법수호를 위한 원탁회의’ 구성 요구를 수용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당의 내란 종식 원탁회의 제안을 환영한다”며 “내란 세력, 극우 세력의 헌정 파괴에 맞서는 모든 세력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