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딥시크(DeepSeek) 앱 아이콘을 사용자가 누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저비용, 저사양 반도체로도 고성능 AI 모델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업계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증권사는 네이버, 카카오 등 AI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개발하는 국내 후발주자에게도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목표 주가를 올렸다.
한국투자증권(정호윤)은 2일 보고서에서 “딥시크가 저비용, 고성능 AI 언어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던져줬다. AI 시장 개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국내 기업이 피해자가 될 거란 우려가 컸지만 상황이 변했다”며 네이버와 카카오의 목표 주가를 24만원, 4만5000원에서 각각 26만원, 4만9000원으로 올렸다. 애초 거대 자본 투자가 필수적이라 여겨졌던 AI 산업이 딥시크와 같은 오픈소스 진영의 ‘반격’으로 비용 효율적으로 고성능 모델을 개발할 수 있게 되면서 상용화 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수 있다는 취지다.
오픈소스는 AI 모델, 소프트웨어, 데이터셋 등을 무료로 공개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치되는 개념으로는 챗지피티(오픈AI)와 같은 독점적 모델, 데이터를 가진 폐쇄형이 있다.
이 증권사는 “실적 추정치를 변경하지는 않았으나 기존 핵심 사업에 대해 적용하던 빅테크 대비 할인율을 줄였다”고 덧붙였다.
KB증권(태윤선)도 지난 1월31일 낸 보고서에서 네이버, 카카오 등을 비롯한 국내 업체는 물론 아이비엠(IBM), 팔란디어 등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의 주가가 강세를 띌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및 AI 서비스 업체로 투자자의 관심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상상인증권(최승호)도 같은 날 딥시크 관련 보고서에서 “오픈소스의 강세는 빅테크와 벌어진 간격을 국내 아이티 업체가 좁힐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국내 AI 최대 수혜 주로 네이버와 게임 업체 크래프톤을 꼽았다.
실제 설 연휴 기간 동안 중국발 ‘딥시크 쇼크’ 소식이 전해진 뒤 지난달 31일 처음 열린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네이버는 전거래일 대비 6.13%나 오른 21만6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같은 날 카카오도 전거래일보다 7.27% 오른 3만8350원에 마감했다. 그밖에 원 에이아이(ONE AI)라는 기업 맞춤형 인공지능 솔루션을 내놓은 더존비즈온은 4.25%, 한글과컴퓨터는 5.95%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