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일 서울 서대문구 홍대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의원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먼저 앞장서는 ‘퍼스트 펭귄’이 되고자 한다”며 사실상 조기 대선 출마선언을 했다. 윤웅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2일 “이제는 낡은 정치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며 사실상 조기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다음 달 31일이면 대선 출마가 가능한 만 40세가 된다. 이 의원은 ‘40대 기수론’을 앞세우며 기성 정치와의 차별화를 역설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측도 세대교체에 강조점을 두고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여권 일각에서는 ‘한동훈 2월 복귀설’도 흘러나온다.

이 의원은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버스킹 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먼저 앞장서는 ‘퍼스트 펭귄’이 되겠다고 선언한다”며 “차가운 바닷속에는 범고래 같은 포식자가 도사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언젠가 건너야 하는 바다라면 주저 없이 그 바다에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문에서 ‘세대’라는 단어를 11차례 언급하며 세대교체론을 부각했다.

이 의원은 ‘40대 기수론’을 꺼내 “변화는 과감한 세대교체와 함께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존 F 케네디는 43세에 미국 지도자가 돼 사람을 달에 보냈고, 43세의 토니 블레어는 영국 총리가 돼 제3의 길을 제시했다. 46세 빌 클린턴은 IT를 중심으로 미국 중흥기를 이끌었고, 46세 버락 오바마는 흑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이 됐다”고 열거했다.

이 의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강성 보수층을 중심으로 확산된 부정선거론을 ‘반(反)지성’으로 규정하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은 최근 지성과 반지성이 대결하는 구도로 접어들었다. 우리는 반지성과 전면전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공서열 문화 타파, 산업·기술 부문의 규제 완화, 불평등 완화를 위한 교육 강화 등 3대 정책 비전도 제시했다. 범여권 대선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는 “간다면 끝까지 갈 것”이라며 완주 의사를 밝혔다.

친한(친한동훈)계에서도 조기 대선을 겨냥한 물밑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친한계 박상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 등이 최근 개설한 유튜브 채널 ‘UNDER 73(언더 73)’이 대표적이다. 박 전 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1973년생 이하 젊은 소장파 정치인들과 경쾌하게 보수의 미래를 얘기하는 방송을 하겠다”며 세대교체론을 언급했다. 또 “언더 73은 미만이 아니라 이하이기 때문에 73년생은 당연히 포함된다”고 말했다. 1973년생인 한 전 대표를 염두에 둔 설명으로 보인다.

해당 유튜브는 비틀스의 ‘옐로 서브마린(Yellow Submarine)’ 뮤직비디오를 콘셉트로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대표는 평소 비틀스 곡을 즐겨 듣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친한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 한 전 대표는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친한계 인사는 “정치적 상황이 유리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2월 중에는 결단을 내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일보

구자창 기자([email protected]) 정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