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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4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등 인접 국가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를 시행하면 상대국은 물론 미국도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수입 물품 가격이 비싸지면 오히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멕시코에서 수입된 아보카도가 1월 31일(현지시간) 뉴욕주 화이트 플래인의 타겟 스토어에 전시돼있다. AP=연합뉴스

가장 우려되는 건 미국의 식품 물가다. 미 농무부ㆍ세관 통계를 보면 2023년 미국 농산물 수입액(1959억달러ㆍ약 285조원) 가운데 44%(약 860억달러ㆍ약 125조원)의 물량이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됐다. 특히 멕시코는 겨울철 미국 신선 농산물의 주요 수입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보카도 수입물량의 90% 가까이가 멕시코 산이며, 오렌지 주스(35%), 딸기(20%)의 비중도 높다.

또한 캐나다산 메이플 시럽의 60%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캐나다와 미국 국경 근처 온실에서 재배되는 방울토마토도 미국으로 대량 공급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WSJ는 “관세를 부담해야 하는 수입 업체가 일부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해 물가 불안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생산자들 역시 수입품 가격에 맞추기 위해 가격을 인상하려는 유혹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멕시코 맥주 브랜드 코로나. AFP=연합뉴스

고공행진 중인 소고기 가격도 문제다. 미국은 보통 연간 멕시코산 소 100만 마리 이상을 수입한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의 분쇄육 소고기 소매 가격은 지난 9월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햄버거 고기 가격은 4년 전보다 42% 상승했다.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주류 가격의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CNN에 따르면 웰스파고는 “이번 관세로 맥시코 맥주 브랜드 ‘코로나’와 데킬라 등의 미국 내 수입 비용이 16% 급등해, 소비자 가격은 약 4.5%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주원 기자

결국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가 물가를 낮춰 줄 것이라는 이유로 트럼프에게 투표한 사람들을 포함한 노동자 가정에 특히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지난 2년 반 동안 2%대로 점차 하락한 인플레이션이 다시 상승하는 점도 트럼프에게는 위험”이라고 분석했다. FT는 지난해 12월 2.6%를 기록한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지수가 3%대로 상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주요 언론 등도 트럼프의 전격적인 관세 부과 조치에 비판적인 보도를 이어갔다. WSJ는 사설에서 “미국의 적이 되는 것은 위험하지만 친구가 되는 것은 치명적일 수 있다는 역사학자 버나드 루이스의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며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The Dumbest Trade War in History)”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수단이 아닌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내 노조와 관련 업계에서도 관세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미 철강노조(USW)는 “USW는 오랫동안 고장 난 무역 시스템에 대한 체계적인 개혁을 요구해왔지만, 캐나다와 같은 주요 동맹국을 공격하는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길이 아니다”고 했다. 미 석유화학업계 단체(AFPM)는 성명에서 “원유, 정제 및 석유화학 제품이 관세 일정에서 제외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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