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긴급 대법관 회의 대책 논의
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만 6억~7억
"폭력으로 법원 공격, 법치주의 부정"
사태로 인한 피해 규모만 6억~7억
"폭력으로 법원 공격, 법치주의 부정"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의 시설들이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입으로 파손돼 있다. 뉴시스
대법관들이 긴급 대법관 회의를 소집하고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에 대해 헌정 사상 유례없는 중대 범죄라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대법원은 20일 오전 긴급 대법관 회의를 열고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에 대한 현황을 공유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대법관 회의는 사법행정상 최고 의결기관이다. 대법관들은 회의 후 입장문을 통해
"서울서부지법에서 집단적으로 일어난 폭력적인 무단 침입과 기물 파손, 법관에 대한 협박 등은 헌법 질서의 근간을 위협한 매우 중대한 범죄 행위"
라면서 "사법부 기능을 정면으로 침해하려는 시도로 결코 용납될 수 없다"
고 밝혔다.19일 새벽 2시 50분쯤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극렬 지지자들은 서울서부지법 내부로 난입해 폭력 사태를 벌였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된 서울서부지법 사태 관련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물적 피해만 6억~7억 규모라고 밝혔다. 외벽 마감재와 유리창, 셔터, 폐쇄회로(CC)TV, 출입통제 시스템, 책상 등 집기, 조형 미술작품 등이 파손됐다.
지지자들은 청사를 돌아다니며 영장전담판사를 찾기도 했다. 천 처장은 "(지지자들이) 7층까지 올라간 것으로 확인되는데 유독 영장판사 방만 의도적으로 파손되고 안에 들어간 흔적이 있는 것으로 봐서 이런 부분을 알고 오지 않았나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의 사무실은 다른 층에 있어 지지자들이 침입하지 못했다.
대법관들은 "법원은 독립된 법관이 재판을 통해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해 사회질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최후 보루"라면서
"재판 결과에 불만이 있다고 해서 절차를 밟지 않고 폭력적 수단을 동원해 법원을 공격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
라고 지적했다. 청사 보안 강화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했다. 대법관들은 "사법부는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헌법 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헌법 기관의 역할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수행하겠다"면서 "국민 여러분께서도 사법부의 역할을 믿고 판단을 존중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