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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경찰, 카페 게시판에 호소
“아버지뻘 주임님 견장 다 뜯기고
이름 모를 직원들 서로 붙잡고 버텨
피로 누적된 상태로 습격받아 피해 커”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영장이 발부된 지난 19일 새벽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으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들어가 경찰을 폭행하고 있다. 유튜브 ‘락티브이(TV)’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로 다수 경찰관이 부상을 입은 가운데 현장 경찰관들 사이에선 “무슨 일이 날 것만 같은 예감은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며 당시 경찰 지휘부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일 현직 경찰관이 신분을 인증해야 글을 쓸 수 있는 ‘경찰사랑’ 다음 카페 게시판에 전날 새벽 서부지법 난입 사태 당일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의 호소글이 올라왔다.

현장 기동대원 ㄱ씨는 지난 18∼19일 흥분한 지지자들의 월담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량 파손 등으로 애초부터 불안감이 상당했다고 전했다. ㄱ씨는 “새벽 내내 법원 후문 쪽에 지지자들이 쇠파이프, 막대기 등을 들고 배회하며 계속 위협적으로 펜스를 치는데 이미 다들 눈이 돌아있었고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이었다”고 적었다.

서부지법 난입 사태는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새벽 3시께부터 시작됐는데 현장 경찰이 막기엔 역부족이었던 상황도 전했다. ㄱ씨는 “이름 모를 다른 기동대 직원분들 앞뒤로 붙잡고 서로 버티며 옆에선 끌어내기를 시도하던 아비규환의 순간, 폭도들이 소화기 두 개를 가져와서 직격했고 분말을 뒤집어쓴 채로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옆에 제 아버지뻘은 돼 보이는 주임님 모자와 옷깃 견장이 다 뜯어져 있고 분말을 뒤집어쓰고 콜록대는 모습들을 보니 너무 화가 났다”고 했다.

ㄱ씨는 이어 “동이 다 트고 나서야 (지지자들) 이격 조치가 완료됐지만 법원 내외부는 이미 아수라장이 됐고 직원들의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었다”며 “정말이지 급차에 실려 가는 직원들을 뒤로하고 정문으로 뛰어가던 순간에는 크게 다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집에 있는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났다”고 토로했다.

경찰 지휘부가 경력운용을 제대로 하지 않아 혼란이 커졌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ㄱ씨는 “누가 봐도 후문 쪽이 너무 허술했는데 대비를 거의 안 시켰고 휴식시간 거의 없이 쓸데없이 배열해서 직원들 피로도가 상당히 누적된 상태에서 습격을 받아 피해가 더 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글에는 “지휘관들의 총체적 방어 대응 실패다”, “어제는 조짐이 보였고 영장 발부 시 상황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건 예견된 일인데 결국 경력 운영에 아쉬움이 있었다” 등 공감하는 댓글이 수십개 달렸다. 댓글에선 또 “다치지 말고 근무하자”, “동료들 다친 게 제일 마음 아프고 화난다”, “삼단봉, 수갑, 캡사이신 다 챙겨야 한다”, “절대 몸으로 막지 말라, 채증만 잘하면 검거는 다 한다” 등 서로 당부하는 말도 전했다.

이날 국회에 제출된 경찰청 상황보고를 보면, 지난 19일 새벽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 발부 직후 부상을 입은 경찰은 16명이고 이중 중상자는 3명이다.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지난 18일에도 경찰 35명이 무릎 골절 등 부상을 당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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