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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웨이팅 기본…“SNS 영향”
빈티지 매력, 낭만적으로 받아들여
경험 못한 시대·장소에 대한 향수
난바 리나 도쿄다방연구소장이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일본 복고풍 카페의 메뉴 사진. 난바 소장 인스타그램

일본에서 수십년 전 분위기를 간직한 레트로(복고풍) 카페가 젊은층에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고 온라인 영문매체 재팬투데이가 19일 전했다.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시대에 대한 향수나 동경이 자신의 일상을 남들과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 습관과 맞물려 일종의 유행을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팬투데이는 “일본의 SNS 세대는 알지 못하는 과거의 빈티지한 매력을 낭만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며 “어두운 조명과 아늑한 가구로 꾸며진 옛 쇼와 시대(1926년 말~1989년 초) 카페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직접 알지 못하는 시대와 장소에 대한 향수”라며 “절제된 우아함이 깃든 과거를 동경하는 마음을 뜻하는 아네모이아(anemoia)라는 신조어로 표현된다”고 설명했다.

아네모이아는 각각 바람과 향수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아네모스‘와 ‘노스텔지아’를 합성한 단어다. 미국 시인 존 쾨닉이 2012년 저서 ‘모호한 슬픔들의 사전’에서 정의했다.

도쿄를 비롯한 일본 각지에서는 주말이면 레트로 감정으로 유명한 커피숍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선다고 재팬투데이는 전했다.

가장 인기 있는 카페 중 하나는 도쿄 우에노역 인근 ‘고조(古城)’다. 1963년에 설립된 이 카페는 오래된 성이라는 가게 이름처럼 화려한 샹들리에,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등 유럽의 성을 연상시키도록 내부를 꾸몄다.

사이타마현에서 온 20세 대학생은 재팬투데이에 “정말 특별한 경험”이라며 “머그잔에 있는 패턴이 너무 귀엽다. 사진을 편집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고조 2대 사장 마츠이 쿄코(77)씨는 “초대 사장이었던 아버지는 중세 유럽에 매료돼 이 레스토랑을 차렸다”며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저희를 몰아내던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 젊은 세대가 찾아오는 게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쇼와 시대 카페를 주제로 사진집 등 여러 저서를 낸 도쿄다방연구소 난바 리나 소장은 이런 유행이 SNS 영향 때문이라면서도 “많은 사람이 매뉴얼화한 체인점에 익숙함을 느끼지만 전통적인 커피숍에서 그런 곳과는 다른 신선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레트로 카페는) 대부분 개인이 운영하는 곳이라 주인의 열정과 생각이 매장 구석구석에 반영돼 있어 같은 공간이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 독자는 이 기사에 “지난 4년간 오사카·교토·고베에서 100곳 넘는 카페를 방문해봤다”며 “어떤 곳은 점심 메뉴가 정말 괜찮다. 스타벅스처럼 평범하고 지루한 곳보다는 훨씬 더 가치 있고 분위기 있는 곳들이 많다”고 댓글로 호응했다.

유명 레트로 카페 중 상당수는 점주 고령화와 후계자 부족으로 사라지고 있다. 일부는 가족이 아닌 사람이 이어받기도 한다. 인수하는 이들은 대개 청년이다.

교토 히가시야마구에서 53년간 단골에게 사랑받던 ‘스즈키’라는 카페는 다케나카 미키(32)씨가 2023년 넘겨받아 ‘토토토’라는 이름으로 재개장했다. 기존 카페 카운터와 테이블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푸딩 등 새로운 메뉴를 도입했다.

다케나카씨는 외식업에 종사하며 ‘언젠가 내 가게를 열고 싶다’고 생각하던 중 70대 점주가 코로나19 팬데믹 등 여러 이유로 가게를 닫으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게 됐다고 한다.

그는 “지역 주민이 쉬러 모이던 장소가 사라지는 게 슬플 것 같았다”며 “기존 가게의 쇼와 감성과 지역 고객층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고 싶다”고 재팬투데이에 말했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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