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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칠드런스 트레인'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아메리고와 그의 어머니는 전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가난에 시달리며 산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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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고(크리스티앙 세르본)는 철없는 이탈리아 소년이다. 미군 폭격으로 사람들이 혼비백산일 때 어머니 안토니에타(세레나 로시)를 놀리려고 숨어 있는다. 전쟁이 끝나고 빈곤이 나폴리를 덮쳐도 개구쟁이 기질은 변치 않는다. 끼니 걱정으로 한숨만 는 안토니에타의 속을 알 리 없다. 가난에 지친 안토니에타는 이탈리아 공산당원의 제안에 귀가 솔깃하다. 아이를 북부 위탁 가정에 잠시 보내면 배불리 먹이고 안정적으로 학교를 다니게 할 수 있다고.

①낯선 곳으로 보내진 어린 소년

나폴리에서 열차를 타고 북부 모데나에 도착한 아이들은 앞으로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렵다. 넷플릭스 제공


아메리고의 아버지는 전쟁에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아메리고 같은 처지의 또래들이 수두룩하다. 아메리고를 비롯한 소년, 소녀들은 북부로 향하는 ‘행복 열차’에 올라탄다. 공산당을 혐오하는 한 노파가 “손목을 자른다” “살찐 아이는 잡아먹는다”고 열변을 토하자 아이들은 겁을 집어먹는다.

열차는 북부 도시 모데나로 향한다. 이탈리아 북부와 남부는 한 지붕 아래 다른 가족 같은 처지다. 아이들은 적대시해 온 북부에서 무슨 일을 겪을지 걱정이 앞선다. 모데나에 도착하고 위탁 가정으로 뿔뿔이 흩어진다. 아메리고는 데르나(바바라 론치)라는 젊은 여성에게 맡겨진다.

②빈곤의 시대 인간을 구하는 건 인간

"손목을 자를 것"이라는 끔찍한 경고와는 달리 위탁 가정 사람들은 아메리고에게 물질적 지원과 사랑을 아끼지 않는다. 넷플릭스 제공


모데나 생활은 노파의 예견과 정반대다. 손목이 잘리기는커녕 나폴리에서보다 풍족한 생활을 한다. 아이들을 돌보는 이들은 대부분 노동자이기는 하나 경제 발달로 살림살이가 꽤 넉넉하다. 돈을 생각지 않고 자진해서 나선 이들이라 마음씀씀이가 너그럽기도 하다. 모든 게 순탄하지는 않다. 북부 아이들의 놀림과 따돌림에 맞서야 한다. 어머니와 집을 향한 그리움이 아메리고의 마음을 괴롭히기도 한다.

아메리고는 모데나에서 자신이 간과했던 특기를 발견한다. 음악이다. 겨울에 모데나에 도착한 아메리고는 밀 수확철(여름)이 오면 나폴리로 돌아갈 수 있으리란 기대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③사랑하는 사람은 붙잡지 않는 것

아메리고는 나폴리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자신의 재능을 모데나에서 발견한다. 바이올린은 그의 인생 대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넷플릭스 제공


전후 이탈리아의 정치적 상황이 주요 배경이나 이데올로기에 대한 영화는 아니다. 빈곤의 시대 인간과 인간의 연대감에 초점을 맞춘다. 아메리고는 가난에 시달리는 반면 데르나는 전쟁을 거치며 겪은 상실로 마음에 구멍이 뚫려 있다. 둘은 위탁이라는 제도를 통해 서로를 의지하며 삶을 지탱하게 된다.

아메리고는 그립던 어머니 곁으로 돌아가나 현실은 이상과 다르다. 아메리고를 기다리는 건 가난과 질투다. 아메리고는 어머니와 데르나 사이에서 갈등하고 인생의 전환점이 될 결단을 내리게 된다. 그는 수십 년이 지나고서야 어머니의 진심을 알게 된다. “놓아주는 게 붙잡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일 수 있어”라는 말은 이 영화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뷰+포인트비올라 아도네의 동명 소설(2019)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 허구다. 남부 아이들이 북부 가정에 맡겨지는 ‘행복 열차’는 실제로 있었다. 궁핍했던 시대를 살았던 세대라면 눈물샘이 터질 장면이 적지 않다. 아메리고가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거리에서 먹을 거리를 슬쩍하거나 돈을 벌기 위해 쥐에 흰색 페인트를 칠해 비싸게 팔려다 들통나는 장면 등은 애잔함을 자아낸다. 선의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새삼 깨닫게 하는 영화다. 이탈리아 유명 여자 감독 크리스티나 코멘치니가 메가폰을 잡았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시청자 97%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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