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회동’ 때마다 직전 김용현 만나
‘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2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의 비선실세로 지목되는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이 비상계엄 선포 전날 밤과 당일 아침 연달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관에 방문해 김 전 장관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운용할 별동 수사단 임무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18일 법무부로부터 받은 노 전 사령관에 대한 공소장을 보면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전날인 지난달 2일 저녁부터 자정쯤까지 약 4시간 동안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국방부 장관 공관에서 김 전 장관을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 당일 아침에도 공관에 다시 방문해 2시간 정도 김 전 장관과 비상계엄 선포 후 불법 별동수사단 ‘제2수사단’을 설치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선거 관여 의혹 등을 수사할 구체적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17일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 등과 만나 ‘부정선거와 관련된 놈들을 다 잡아 족치면 부정선거가 사실로 확인될 것이다’라고 말한 햄버거 가게 회동 직전에도 장관 공관을 방문해 김 전 장관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30일부터 계엄 당일까지 나흘간은 매일 김 전 장관 공관에 방문해 제2수사단 운용 방안 등을 김 전 장관과 논의한 걸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때 퇴역 군인인 노 전 사령관이 공식적인 직책은 없지만 배후에서 제2수사단의 단장 역할을 사실상 수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보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각 정보사 간부와 제2수사단 지휘부 등을 자택 인근 햄버거 가게에서 만난 지난달 1일과 3일에도 회동 전에 김 전 장관 공관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 전 사령관이 ‘햄버거 회동’ 때마다 직전에 김 전 장관을 만난 것이다.
검찰 조사 결과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9월부터 비상계엄 선포 당일까지 22차례나 김 전 장관의 공관에 드나들며 비상계엄 실행 계획을 사전 모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 전 사령관은 공관촌 위병소 검문을 피하기 위해 김 전 장관의 비서관 운행 차량을 이용해 공관을 출입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