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가 중국인” 허무맹랑 주장
판사 4명 체포 정당성 입증했음에도
“불법영장” 윤석열이 기름부은 폭력성
판사 4명 체포 정당성 입증했음에도
“불법영장” 윤석열이 기름부은 폭력성
공수처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예정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부정선거부패방지대, 구국별동대, 자유와연대 회원들이 체포적부심 기각 등 일련의 법원 판단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email protected]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이 청구한 체포적부심을 기각한 법관에게 여권 지지자들이 도 넘은 비난을 퍼붓고 있다.
17일 여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보면, 윤 대통령의 체포적부심을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소준섭 판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들이 여럿 올라왔다. 체포적부심은 법원에 체포가 적법한지 판단해달라고 요구하는 절차로, 윤 대통령은 서울서부지법의 체포영장 발부가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중앙지법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제는 이들 지지자들의 비난이 의견 표명 수준을 넘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소 판사의 신변위협 글이 단적인 예다. 체포적부심 기각 직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소준섭 퇴근길에 잡히면 참수한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헌법을 위협받은 국민으로서 진짜로 참수해야 한다 생각하면 추천(버튼)을 누르라”며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해당 글에 대한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소 판사와 중국을 연관 짓는 황당한 글도 있었다. 소 판사가 중국 법과 관련된 책을 썼다는 내용이다. 부정선거와 윤 대통령 탄핵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극우 지지층의 음모론의 연장선에 있는 글로 보인다. 해당 글에는 “판사가 중국인이었구나”란 댓글도 달렸다. 하지만 정작 책의 저자는 동명이인으로 소 판사와 무관한 인물이었다. 소 판사 출신지를 문제 삼는 지역 혐오 발언도 에스엔에스(SNS) 등에 잇따랐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6일 밤 11시께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 모여 경찰과 대치 중이다. 박고은 기자 [email protected]
이런 지지층의 과격한 분노는 윤 대통령 쪽과 여권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적법하게 발부된 법원의 영장에 불법 딱지를 붙여 지지층의 불복 정서를 키웠기 때문이다. 두차례에 걸친 서울서부지법의 체포영장 발부, 한차례의 이의신청 기각, 서울중앙지법의 체포적부심 기각까지 각기 다른 4명의 판사로부터 체포 정당성이 입증됐음에도, 윤 대통령 쪽과 국민의힘은 이날도 “불법체포” “불법영장”이란 억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특정 연예인을 표적으로 삼은 여권 지지층의 댓글 테러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가수 아이유(IU)의 인스타그램에는 “혹시 중국인이냐” “중국으로 제발 가라” “대통령 감옥 가니 속 시원하냐” “좌이유”(좌파+아이유) 등의 악플이 쇄도했다. 아이유는 앞서 서울 여의도에서 있었던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참여하는 팬들을 위해 식음료와 핫팩 등을 ‘선결제’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여권 지지층으로부터 비난의 표적이 돼 왔다. 일부 극우 유튜버들은 아이유를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신고하라며 신고법을 공유하는 영상을 올려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