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KB국민은행 노조의 총파업. 뉴스1
KB국민은행 노조가 성과급으로 300%(통상임금)와 1000만원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했다. 노조는 역대급 실적을 명분으로 제시했지만 실상은 가계·기업 대출이 급증한 반면 예금 금리는 금융당국에 의해 억눌리며 발생한 수익이라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지난 14일 전체 조합원이 총파업 투표를 진행해 96%의 찬성으로 파업을 결의했다. 실제 파업을 실행하면 2019년 이후 6년 만이다.
노조는 성과급 300%+1000만원·경조금 인상·임금피크제 개선 등을 요구한다. 상급 노조인 금융노조가 올해 2.8% 임금 인상에 합의해 자동 적용되는 것과는 별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은행 임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1억1821만원으로 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지난달 말 노조는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고용노동부 산하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지만 조정으로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문제로 약 8400억원 보상금을 고객들에게 물어줘야 한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다만 노조는 "ELS는 직원이 아닌 사측 책임이 크다"는 입장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2024년 8월 총파업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 금융노조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5대 은행의 누적 순익은 약 11조79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 넘게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2조62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예대금리차(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의 차이)가 벌어진 것이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11월 기준 예대금리차는 1.41%포인트로 2023년 8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두 차례 기준금리를 내리며 예대금리차가 줄어들 수 있었지만 가계부채 관리를 원하는 금융 당국이 금리 인하 자제를 원했다. 정부 정책상 은행이 가만히 앉아 이익을 거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