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약통장 가입자가 55만명 줄어
높은 분양가와 낮은 당첨 가능성이 원인
높은 분양가와 낮은 당첨 가능성이 원인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1
지난해 청약통장 가입자가 55만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높은 분양가와 낮은 당첨 가능성 때문에 통장을 깬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648만5000명이었다. 1년 전(2703만9000명)보다 55만4000명 감소한 것으로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통계에 나타났다.
특히 가입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납부 금액도 많은 1순위 가입자가 지난달 말 1764만6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7만4000명 줄었다. 2순위(883만9천명)는 같은 기간 2만명 늘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10년 이후 매년 증가했다. 그러다 2022년 6월 말 2859만9000명으로 정점을 찍고 이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3년 연간 가입자는 85만5000명, 2022년에는 42만3000명 줄었다.
한편 지난해 서울 아파트 단지의 1순위 청약자 수는 60만4481명으로 이 중 강남 3구 분양 단지 청약자 수는 42만8416명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71%다.
전년인 2023년에는 서울 1순위 청약자가 27만5141명이었고, 강남 3구 청약자는 2만5783가구로 전체의 9.4% 수준이었다.
지난해 강남권 분양이 많았고, 청약에 떨어진 뒤 다른 단지에 또 도전한 중복 청약자 수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강남 쏠림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서울 분양 단지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02 대 1, 강남 3구는 289 대 1이었다.
서울 분양 단지는 분양가가 높았고, 70점대까지 올라간 당첨 합격선을 채우기는 더 어려워졌다.
작년 지방 분양시장은 오히려 침체해 양극화가 깊어졌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5146가구였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1만8644가구로 2020년 7월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당첨이 되더라도 프리미엄이 붙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청약 도전자 입장에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데, 강남 3구·용산구와 공공택지처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가격 경쟁력이 높은 단지들은 당첨 확률이 매우 낮다"며 "이러니 차라리 통장을 해지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