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관세국 브라질·튀르키예, 생산능력 부족
인도는 현지 공급용 중저가폰 생산… 프리미엄폰 제조에 부적합
美서 ‘갤럭시S25 엣지’ ‘갤럭시 폴드·플립' 신제품 가격 인상 불가피
“수시로 바뀌는 트럼프 정책 대응하기도 어려워”
트럼프 행정부가 90일 간 상호관세 유예를 결정,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공급망을 조정할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업계는 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오는 7월까지 삼성이 베트남 생산 중심의 현 공급망 체제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캐파(생산능력) 문제나 인력 숙련도, 부품 공급처 확보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선 삼성이 관세 유예 기간 내 스마트폰 생산 공급망 문제를 풀지 못할 경우 올 상반기 출시를 예고한 초슬림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5 엣지’와 하반기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신제품 판매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현지시각) 미국 정부는 90일 간 국가별 상호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7월 10일 이후 본격적으로 상호관세가 적용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상호관세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삼성 스마트폰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베트남이 46%의 고관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삼성 스마트폰은 인도에서 전체 생산량의 30%가, 나머지 20%는 한국과 브라질, 터키,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 생산된다.
브라질·튀르키예, 최저 관세 적용됐지만 캐파 부족
트럼프가 예고한 삼성 스마트폰 생산국의 상호관세율을 보면 중국 125%, 베트남 46%, 인도네시아 32%, 인도 26%, 한국 25%, 브라질 10%, 튀르키예(터키) 10%다. 삼성이 스마트폰 공급망을 조정할 경우 브라질과 튀르키예에서 캐파를 늘리는 게 가장 유리하다.
하지만 브라질과 튀르키예는 현지 생산능력이 크지 않아 대미 수출용으로 돌리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터키의 연간 스마트폰 캐파는 300만~500만대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폰도 만들지만, 생산량 대부분이 터키 내수용으로 사용되고 있어 미국으로 돌리기엔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브라질의 경우 구체적인 캐파가 공개된 적은 없지만, 생산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프리미엄폰 소비 시장… 공급망 대체 불가
삼성 스마트폰 생산량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인도에서는 대미 수출 생산량을 늘리려고 해도,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현지 판매를 위해 중저가 모델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인 미국 수출로 돌릴 캐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중국, 브라질도 중저가폰 생산 비중이 높은 국가들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한 자사 스마트폰은 약 1억9300만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3000만대가 북미 지역에 출하됐다.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에서 생산된 물량을 제외하면 약 3860만대가 한국, 튀르키예, 브라질, 중국, 인도네시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125%)은 베트남(46%)보다 관세율이 높고, 인도네시아(32%)도 높은 관세가 부과된다.
김용석 가천대 석좌교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제조하려면 이에 걸맞은 생산설비 구축, 숙련된 인력, 부품 공급망 확보 등이 필요한데 기존 중저가폰 중심의 생산 기지를 갑자기 프리미엄폰 제조 시설로 탈바꿈시키는 데 시간적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프리미엄폰 제조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진 국가는 베트남과 한국 정도라는 점도 당장에는 한계로 작용할 것”이라며 “베트남은 고관세로 막혔고, 한국도 프리미엄폰 소비가 많은 국가라 내수용 비중이 크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관세로 ‘갤럭시S25 엣지’ 판매 부진 우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프리미엄 신제품 ‘갤럭시S25 엣지’ 출시를 위해 베트남에서 초도 물량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초슬림 디자인을 구현하면서 생산 비용이 증가한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악재까지 겹쳐 스마트폰 생산지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상호관세 유예가 끝나는 7월부터 베트남에 46%의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 이후 생산되는 갤럭시S25 엣지의 미국 출고가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미국 시장에서 신제품 가격 인상으로 판매 부진이 우려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제품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와 ‘플립’ 모델 역시 베트남 외 다른 국가로 생산지를 조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7월 이후 생산 대책을 현재로선 내놓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안다”면서 “아직 각 국이 미국과 물밑 협상을 하고 있어 상호관세가 확정됐다고는 볼 수 없고, 수시로 바뀌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탓에 공급망(생산국) 조정에 섣불리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인도는 현지 공급용 중저가폰 생산… 프리미엄폰 제조에 부적합
美서 ‘갤럭시S25 엣지’ ‘갤럭시 폴드·플립' 신제품 가격 인상 불가피
“수시로 바뀌는 트럼프 정책 대응하기도 어려워”
그래픽=손민균
트럼프 행정부가 90일 간 상호관세 유예를 결정,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공급망을 조정할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업계는 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오는 7월까지 삼성이 베트남 생산 중심의 현 공급망 체제에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지 캐파(생산능력) 문제나 인력 숙련도, 부품 공급처 확보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선 삼성이 관세 유예 기간 내 스마트폰 생산 공급망 문제를 풀지 못할 경우 올 상반기 출시를 예고한 초슬림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5 엣지’와 하반기 출시 예정인 폴더블폰 신제품 판매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현지시각) 미국 정부는 90일 간 국가별 상호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7월 10일 이후 본격적으로 상호관세가 적용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상호관세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삼성 스마트폰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베트남이 46%의 고관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이다. 삼성 스마트폰은 인도에서 전체 생산량의 30%가, 나머지 20%는 한국과 브라질, 터키,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 생산된다.
브라질·튀르키예, 최저 관세 적용됐지만 캐파 부족
트럼프가 예고한 삼성 스마트폰 생산국의 상호관세율을 보면 중국 125%, 베트남 46%, 인도네시아 32%, 인도 26%, 한국 25%, 브라질 10%, 튀르키예(터키) 10%다. 삼성이 스마트폰 공급망을 조정할 경우 브라질과 튀르키예에서 캐파를 늘리는 게 가장 유리하다.
하지만 브라질과 튀르키예는 현지 생산능력이 크지 않아 대미 수출용으로 돌리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터키의 연간 스마트폰 캐파는 300만~500만대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폰도 만들지만, 생산량 대부분이 터키 내수용으로 사용되고 있어 미국으로 돌리기엔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브라질의 경우 구체적인 캐파가 공개된 적은 없지만, 생산 규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프리미엄폰 소비 시장… 공급망 대체 불가
삼성 스마트폰 생산량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인도에서는 대미 수출 생산량을 늘리려고 해도, 당장은 어려운 상황이다. 현지 판매를 위해 중저가 모델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인 미국 수출로 돌릴 캐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중국, 브라질도 중저가폰 생산 비중이 높은 국가들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해 생산한 자사 스마트폰은 약 1억9300만대에 달한다. 이 가운데 약 3000만대가 북미 지역에 출하됐다. 지난해 베트남과 인도에서 생산된 물량을 제외하면 약 3860만대가 한국, 튀르키예, 브라질, 중국, 인도네시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125%)은 베트남(46%)보다 관세율이 높고, 인도네시아(32%)도 높은 관세가 부과된다.
김용석 가천대 석좌교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제조하려면 이에 걸맞은 생산설비 구축, 숙련된 인력, 부품 공급망 확보 등이 필요한데 기존 중저가폰 중심의 생산 기지를 갑자기 프리미엄폰 제조 시설로 탈바꿈시키는 데 시간적 한계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프리미엄폰 제조시설이 비교적 잘 갖춰진 국가는 베트남과 한국 정도라는 점도 당장에는 한계로 작용할 것”이라며 “베트남은 고관세로 막혔고, 한국도 프리미엄폰 소비가 많은 국가라 내수용 비중이 크다는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관세로 ‘갤럭시S25 엣지’ 판매 부진 우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프리미엄 신제품 ‘갤럭시S25 엣지’ 출시를 위해 베트남에서 초도 물량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초슬림 디자인을 구현하면서 생산 비용이 증가한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악재까지 겹쳐 스마트폰 생산지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상호관세 유예가 끝나는 7월부터 베트남에 46%의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 이후 생산되는 갤럭시S25 엣지의 미국 출고가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 미국 시장에서 신제품 가격 인상으로 판매 부진이 우려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제품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와 ‘플립’ 모델 역시 베트남 외 다른 국가로 생산지를 조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7월 이후 생산 대책을 현재로선 내놓기가 어려운 상황으로 안다”면서 “아직 각 국이 미국과 물밑 협상을 하고 있어 상호관세가 확정됐다고는 볼 수 없고, 수시로 바뀌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탓에 공급망(생산국) 조정에 섣불리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