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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유행 디저트 제품화 경쟁
CU, 1월 수건케이크로 인기몰이
‘대세’ 쫀득쿠키 꺼낸 세븐일레븐
“화제성 선점해야” 속도전 불붙어
편의점 CU가 1월 업계 최초로 출시한 수건케이크 사진. BGF리테일 제공


1월 초, 편의점 CU의 자체 앱 ‘포켓CU’에서 수건이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욕실 수건이 아니다. CU가 ‘수건케이크’ 사전 예약을 시작하자 사람들이 몰렸다. 이는 중국 디저트 마오진젠(毛巾卷)에서 유래한 상품으로 얇은 크레이프 속에 크림을 채운 후 돌돌 말아 수건 모양으로 만든 디저트다. 유튜브∙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건케이크 먹방이 인기를 끌자 CU가 발 빠르게 제품화에 나선 것. 기획부터 제조사 선정, 레시피 개발 및 디자인을 거쳐 출시까지 걸린 시간은 한 달 남짓. 빠르게 내놓아야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보고 속도전을 펼친 것이다. 사전 예약(2~6일) 당시 완판됐다.

2월 20일 유튜브에 '마시멜로 쫀득쿠키'를 소개하는 영상이 다수 올라와 있다. 유튜브 캡처


불과 한 달 뒤인 2월 20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업계 최초로 ‘마시멜로 쫀득쿠키’를 공개했다. 제품 출시를 알리는 보도자료 제목은 ‘수건케이크에 이은 신(新)대세 디저트’다. 이는 버터에 녹인 마시멜로에 과일, 과자 등을 넣어 굳힌 쿠키다. 2024년 말부터 유튜브∙틱톡 등에서 쫀득쿠키를 만드는 영상이 인기몰이를 하자 세븐일레븐은 곧바로 제품 만들기에 나섰다. 쫀득쿠키 특유의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식감을 표현하기 위해 샘플링(최종 검수) 작업만 10회 이상 거쳤다고 한다.

최근 편의점 업계에서 SNS발(發) 디저트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국내외 SNS에서 화제가 되는 디저트를 누가 더 빠르게 제품화할 수 있느냐는 ‘단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셈이다. 유행 주기가 급속도로 짧아지면서 신제품 수명은 길어야 서너 달에 불과한 상황. 이에 유행이 한창일 때 하루라도 빨리 제품을 내놓아 반짝 인기몰이를 하고 다음 유행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얘기다. 다만 이 같은 ‘한철’ 장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디저트 수명은 길어야 4개월?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마시멜로 쫀득쿠키' 사진. 세븐일레븐 제공


편의점 디저트의 유행 주기는 짧아지는 추세다. 최근 CU가 발표한 ‘편의점 업계 리뷰 및 주요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편의점 인기 제품의 상품생애주기(PLC)는 과거 평균 22개월에서 최근 4개월까지 줄었다. CU가 지난해 7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두바이초콜릿이 대표적 사례다. 첫날 물량 20만 개가 완판될 정도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매장 재고를 확인하려는 사람이 몰리며 포켓CU 앱 접속이 90분가량 지연될 정도였다. 하지만 2, 3개월 뒤 판매량은 급감했다.

배경은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트렌드를 이끄는 1020세대는 ‘유행템(유행+아이템)’을 한번 경험하고 다른 유행으로 갈아타는 경향이 강하다. 또 편의점은 물론 백화점과 마트, 온라인쇼핑몰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경쟁적으로 제품을 쏟아내고 그에 따라 제품의 희소성이 떨어지면서 인기가 빠르게 식는 측면이 있다.

편의점 GS25가 출시한 SNS 유행 디저트 5종 사진. GS리테일 제공


그럼에도 편의점이 이 시장을 포기하지 못하는 건, 반짝 매출이더라도 폭발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GS25가 지난해 8월 요거트 브랜드 ‘요거트아이스크림의정석(요아정)’과 협업해 내놓은 아이스크림은 출시 후 매일 1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며 1위 월드콘 매출을 뛰어넘기도 했다. 또 같은 해 11월 업계 최초로 선보인 스웨덴 캔디 ‘스웨디시 젤리’는 출시 두 달 만에 판매량 200만 개를 돌파했다.

틱톡 ‘삼매경’ 빠진 편의점 MD

CU '밤 티라미수 디저트' 2종 제품 사진. BGF리테일 제공


이에 편의점 업계 모두 트렌드 대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그래야 빠르게 제품을 내놓을 수 있기 때문. 한 편의점 상품기획자(MD)는 “기상 후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수시로 틱톡과 X(옛 트위터) 등을 확인한다”며 “과거에 백화점 팝업스토어나 압구정∙홍대 등을 돌아다니며 트렌드를 파악했던 것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고 했다. 다만 지나친 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화제성을 선점하기 위해 제품력보다는 출시 속도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일부 업체에서 기대 이하 제품이 나오고 이게 전체 편의점 디저트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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